"강남은 오르는데"..강북은 `고요`

규제완화에도 중대형아파트는 가격 하락
  • 등록 2009-02-24 오후 2:00:22

    수정 2009-02-24 오후 2:00:22

[이데일리 박성호기자] 훈풍이 부는 강남과는 달리 강북 아파트 매매시장은 여전히 겨울잠을 자고 있다. 봄 이사철을 맞아 실거주 목적의 소형아파트 매매가 조금씩 이뤄지고 있긴 하지만 중·대형아파트는 거래가 거의 끊긴 상황이다.

매물은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매수세는 뜸한 편이다. 최근 정부의 규제완화 혜택이 강북권에는 특별한 영향을 주지않고 있는 상황. 작년 시장을 이끌었던 뉴타운, 대형 개발호재도 자취를 감추면서 투자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 강북3구, 여전히 `냉랭`

24일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봄 이사철을 맞아 이들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매수세가 워낙 적어 침체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는 어려운 모습이다.
 


노원구 상계주공9단지 58㎡는 현재 1억7000만~1억9000만원선이다. 최근 1억5000만~1억6000만원 정도의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최저가격대가 다소 상승했다. 작년 말 대비 가격 변화는 미미한 수준. 신혼부부 등 실거주 목적으로 집을 구하는 사람들이 매매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절대적인 수요량이 많지 않아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

도봉구 상계주공17단지 52㎡는 현재 1억2000만~1억3000만원 정도. 매매 당사자간 200만~300만원 정도 가격을 조정해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이 아파트 역시 최근 1억1000만원 안팎의 급매물들이 소화되면서 가격이 조금 올랐다. 강북구도 비슷하다.
 
소형아파트를 제외하고 66㎡ 이상 아파트는 매수문의 자체가 없다. 매수세가 붙지 않으면서 가격도 하락세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도봉구 방학동 우성2차 115㎡는 연초대비 4000만원 떨어진 3억2000만원, 노원구 중계동 대림벽산 168㎡는 연초대비 5000만원 하락한 10억5000만원정도다. 노원구 월계동 삼호3차 82㎡도 3750만원 하락한 3억1000만원에 매매가가 형성돼 있다.

노원구 상계동 국제공인관계자는 "일부 소형아파트 급매물은 거래가 조금씩이라도 되는 편"이라며 "하지만 상대적으로 면적이 큰 81㎡이상 아파트는 매수세가 전혀 붙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투자수요 실종..봄은 멀었다

일부 실거주 목적의 수요자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매수세력을 찾아보기 힘들다. 작년 이 지역 아파트값 상승세를 이끌던 투자 목적의 수요자들은 현재보다 가격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지역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아파트값이 현 수준에서 더 이상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다고 강남권과 같이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도 보지는 않았다. 적지만 꾸준한 신혼부부 등의 실수요가 뒷받침하고 있고 집주인들 역시 현재 형성된 가격에 집을 내놓기 보다는 향후 시장 상황을 더 지켜보겠다는 심리가 강하기 때문.

특히 진행이 더뎠던 인근 뉴타운 사업이 속도를 내고 국제고 유치 등 일부 신규 호재들이 가시화되면 시장 상황이 반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단기간에 상황이 변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봉구 코오롱 공인 관계자는 "일부 실수요자들이 지금을 매입시점으로 보고 있어 시장은 당분간 현재와 같이 움직이게 될 것"이라며 "경제 상황이 어려운 만큼 작년과 같은 상승세로 단기간 반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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