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려온 미 2위 자동차업체 포드가 외부 선장을 수혈했다. 포드 가문에서 네 번째로 회사를 이끌어온 윌리엄 클래이 포드 쥬니어 최고경영자(CEO)는 아웃사이더인 앨런 멀럴리 보잉 부사장에게 왕좌를 넘겼다.
포드의 미래를 짊어질 신임 CEO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우호적이다. 보잉의 37년 베테랑으로 회생작업에 지대한 역할을 했던 멀럴리가 장기적인 시각으로 포드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적절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CEO 교체만으로 장밋빛 미래를 기약하기엔 포드의 불행이 너무나 깊고도 어둡다. 이에 MSNBC는 5일(현지시간) "용감한 결정이었지만, 그것으로 충분한가?"란 제하의 기사에서 멀럴리가 풀어야 할 포드의 문제들에 대해 보도했다.
◇포드의 새 선장, 앨런 멀럴리
포드는 앨런 멀럴리 보잉 부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 1979년부터 포드에서 일해 왔던 윌리엄 포드는 CEO직을 사임하고 현장에서 한 발 물러서되, 회장 직은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37년간 보잉에 몸담아 온 멀럴리는 지난해 보잉 CEO감으로 논의되기도 했다. 그러나 3M에서 넘어온 짐 맥너니가 CEO로 선임됨에 따라, 계속 민간 항공기 사업부를 맡아 운영해왔다.
전문가들은 멀럴리의 선임은 다소 모험이지만 꽤 현명한 처신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턴어라운드 전문가인 멀럴리가 장기적이고 넓은 시각으로 포드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AMR 리서치의 케빈 릴리 역시 "멀럴리는 보잉을 회생시키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왔다"며 "그는 현재 포드가 필요로하는 인물이 바로 자신이라는 사실을 실력으로 증명해 보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겹겹이 쌓인 문제들..회생 방안은?
그러나 신임 CEO 앞에 놓인 숙제들은 결코 만만치 않다. 연일 언론에 보도되 온 흉흉한 소문들이 포드가 처한 상황을 잘 대변해 주고있다. 신문은 이에 CEO 교체에 안주하지 말고 보다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수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올해 초 회생안 `웨이 포워드`를 공개한 포드는 2012년까지 14개 공장을 폐쇄하고 3만명을 감원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올들어 미국 생산을 21% 줄였고, 잇따라 구조조정 세부안들이 발표될 예정.
유가의 지속적인 오름세로 인해 오랜 `밥 줄`인 픽업트럭 등의 판매가 부진한 것이 가장 큰 이유. 지난 8월 포드의 전체 매출이 21% 줄었으며, 베스트셀러인 F시리즈 픽업 판매도 무려 15%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포드는 애스톤 마틴 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 사기업으로 전환하거나 소비금융 사업부인 포드 모터 크레딧을 매각할 것이란 전망 등도 나돌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재규어와 링컨 머큐리 매각 여부도 확정지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르노-닛산 연대와의 협력을 보다 강화해 시너지를 추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켈퍼 에쿼티즈의 패트릭 솔라로 연구원은 "르노-닛산 연대 입장에서도 GM보다 포드와의 딜이 더 유망하다"며 "포드는 이들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보다 강한 시너지를 추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 포드의 역대 CEO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