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진우기자] 지난 15일 공모주청약을 마감한 웹젠이 3조 3000억원의 시중자금을 공모주 청약으로 끌어들이며 모처럼 IPO시장을 달구고 있다. IPO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증권사 관계자들은 "웹젠의 공모에 참여한 자금의 상당부분이 계속 IPO 시장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IPO시장이 본격적인 활황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증시 관계자들은 16일 ▲코스닥 시장 상승추세 ▲공모가 거품 대부분 해소 ▲시중부동자금 급증 ▲IPO 대기수요 증가 등 공모주 시장을 달굴만한 요소들이 모두 갖춰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사 기업금융팀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문제는 공모기업들이 아직 상당히 저평가될 가능성이 높은 공모가를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여전히 경기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시점에서 그동안 코스닥 등록심사를 통과한 후 1년이 다가오는 업체들이 몸이 달아있어 IPO 대기수요는 많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코스닥 등록심사를 통과한 후 6개월 내에 공모주 청약을 하지 못하면 1회에 한해 6개월을 재연장할 수 있으나 이미 재연장을 한 업체들도 많아 최근의 주가 상승기를 코스닥 등록의 기회로 삼고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코스닥 증권에 따르면 등록심사 통과후 공모를 실시하지 않은 업체는 20여사에 달한다.
◇5월 공모청약 6곳..화제 만발
웹젠에 앞서 공모주 청약을 실시했던 케너텍도 482.77대 1의 청약 경쟁률로 공모주 청약에 978억원을 끌어모았다.
오는 19일 공모하는 지역 케이블SO인 씨씨에스도 삼성투신이 공모주 대부분을 긁어가는 싹쓸이 쇼핑으로 관심거리다. 삼성투신이 씨씨에스의 고수익증권투자신탁 배정분 77만주 가운데 75만주를 배정받을 예정이어서 공모 후 지분율이 최대주주 지분(16.3%)를 넘게 된다.
27일 공모하는 셋톱박스 업체 이엠테크닉스도 설립 첫해 1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이 2년 만인 지난해 555억원으로 급신장한 깜짝주다. 휴맥스ㆍ한단정보통신ㆍ현대디지탈텍과 함께 셋톱박스 업계의 "빅4"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서 셋톱박스 테마도 기대되고 있다.
29일 공모예정인 예스컴도 콜센터 관련주로 로커스의 독주를 견제할 대안으로 관심을 모을것으로 예상된다.
아직은 "글쎄"..눈치보기도 여전
이같이 공모주 시장이 활황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여전히 신중한 시각도 남아있다. 아직 "묻지마 청약"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IPO에 참가하는 기관들의 의무보유확약률에서 나타난다. 5월의 첫 주자였던 케네텍은 2개월 의무보유 확약률이 15%에도 못미쳤다. 웹젠의 96.8%에 비하면 기관들의 신중함을 알 수 있는 지표다.
기업별로 의무보유 확약률이 차별화되는 것은 공모주 투자심리가 여전히 위축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직 공모주 청약을 통해 기대하는 만큼의 투자수익을 낼 만큼은 아니라는 시각에 따른 것이다.
이같은 불안감은 등록을 준비중인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말 코스닥 등록 심사를 통과한 한 IT업체의 관계자는 "주간사가 계속 공모를 재촉하고 있지만 시장이 언제 하락세로 돌아설지 몰라 좀 더 지켜보는 중"이라며 "상승으로 돌아선 것이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 때 공모에 참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물밑 작업은 뜨거워.."부동자금 어디가겠나?"
그러나 IPO를 준비하는 증권사 기업금융팀은 이미 발에 불이 붙었다. 온라인증권사들도 공모주 청약자금 대출 제도에 뒤늦게 뛰어들며 공모주 시장을 달구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키움닷컴증권은 각각 14일과 19일부터 공모주 청약자금 대출제도를 시작했다. 공모주 청약자금 대출은 대출을 받아서 공모주 청약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경쟁률이 수천대 일에 달하는 상황에서 보다 많은 공모주를 받게 하기 위한 것이다.
코스닥 등록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업체들도 급증세다. 코스닥증권에 따르면 지난 4월·5월 예심청구 예정기업은 70개사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 60개사에 비해 16% 늘어난 것이다.
증권사 기업금융팀의 한 관계자는 "지난 3월만해도 공모가를 놓고 아예 협상이 어려울 만큼 시장이 얼어붙어 있었으나 요즘은 시장 조성 부담이 줄어든 만큼 공모가 자체가 올라가더라도 등록 준비 기업들과 협의를 활발하게 진행하는 편"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미래에셋의 한 관계자는 "이미 공모주 시장으로의 자금 집중은 예견된 일이고 현실화되고 있다"며 "시중 부동자금이 방향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모주 만큼 확실한 투자도 없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