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시장을 뒤흔든 퇴출기업 발표와 현대건설의 처리 방침은 일단 기대감만을 반영한 채 평가는 다음 주로 유보했다. 증시는 기대감과 미국 증시 상승으로 강세를 이어가긴 했지만, 외환과 채권시장에서는 불안감을 보여 정확한 평가가 나지 않은 셈이다.
3일 증시에서는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순매수 행진을 보이자 투자 심리 전체가 되살아나며 랠리를 계속했다. 종합주가지수는 3주만에 560선을 회복했고, 코스닥지수도 80선에 바짝 다가섰다.
반면 외환시장에서는 별다른 출렁거림없이 매수와 매도가 균형을 이루긴 했지만, 환율이 다시 소폭 상승했다. 또 채권시장에서도 랠리를 멈추고 현대건설이라는 잠재불안 요인으로 인해 조정국면에 접어든 인상을 주고 있다. 금리 지표는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31포인트 오른 560.41, 코스닥지수는 1.29포인트(1.65%) 상승한 79.54로 마감했다. 또 3시장 수정주가평균은 전일 대비 1484원(-8.31%) 하락한 1만6374원, 최근월물인 선물 12월물 지수는 전날보다 0.15포인트(0.22%) 상승한 69.70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2원대의 좁은 등락을 거듭하다 전날보다 10전 높은 1133.6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또 채권시장에서 증권협회가 고시한 3년물 국고채의 최종호가수익률은 전날보다 2bp 오른 7.63%, 5년물 국고채는 2bp 오른 7.91%를 기록했다. 3년물 회사채 AA-등급은 1bp 오른 8.59%, BBB-등급도 1bp 오른 11.78%로 마쳤다.
◇주식시장
거래소시장이 퇴출기업 발표와 현대건설 처리문제 등을 앞두고 큰 지수 등락없이 마무리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연 5일째 순매수했고, 종합주가지수도 나흘째 연속 상승했다는 점은 의미있게 받아 들여지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막판 등락하다 560선을 간신히 지켜내 3주만에 이 지수대를 회복했다.
거래소시장에서는 외국인의 순매수가 개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도를 누르며 지수 상승을 이끌어 냈다. 발표된 퇴출 기업수나 현대건설의 조건부 생존 등은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기에 이른 감을 줬다. 결국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31포인트 오른 560.41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은 거래소와 선물시장에서 동시에 순매수하며 시장 심리를 북돋웠다. 외국인의 현/선물 순매수는 사흘만이다.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918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55만주(941억8000만원), 주택은행 35만6000주(103억4000만원), 삼성SDI 20만3000주(99억8000만원) 순매수하면서 한빛은행, 국민은행, 현대차 등을 주로 사들였다.
개인과 기관은 함께 순매도로 외국인 매수에 물량을 넘겼다. 개인은 총 770억원, 기관은 218억원 각각 순매도했다. 기관은 주로 프로그램매도에 치중하면서 지수관련 대형주를 다수 팔아 치웠다. 증권과 기금이 각각 293억원, 146억원 순매도했고, 투신과 보험은 각각 154억원, 33억원 순매수했다. 프로그램매도는 962억원, 매수는 660억원으로 총 302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대형 블루칩들은 종목별로 혼조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와 현대전자 등 대표적 반도체 제조업체가 필라델피아 반도체업종지수의 상승과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상승했다. 각각 3.61%, 3.45%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통신도 0.28% 상승했지만, 한전과 포철, SK텔레콤 등은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광업, 식료품, 화학, 조립금속, 육상운수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상승 종목은 상한가 66종목을 포함해 500종목이고, 하락한 종목은 하한가 11종목을 비롯해 298종목이다. 한편 이날도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며 전체 거래량이 4억주를 넘겼다. 총 4억391주를 기록했고, 거래대금은 2조2505억원이었다.
코스닥시장이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에 힘입어 4일 연속 상승흐름을 유지하며 80선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코스닥시장은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이 상존한 가운데 바닥권을 벗어났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날 코스닥시장은 80선을 사이에 두고 팽팽한 힘겨루기가 진행됐다. 미국 나스닥의 상승반전 소식에 고무돼 강세로 출발, 80을 회복했으나 3일 연속 상승에 따른 차익물량도 만만치 않았고 20일 이동평균선(81.4) 부근에 포진한 매물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결국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29포인트(1.65%) 상승한 79.54로 마감했다. 이로써 코스닥지수는 4일 동안 5.39포인트(7.26%) 올랐다.
전 업종이 상승한 가운데 건설업 벤처기업 제조업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업종전반에 매수세가 유입되며 주가가 오른 종목은 상한가 79개를 포함해 407개나 됐고 하락종목은 하한가 3개 등 143개에 그쳤다.
80선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이 펼쳐지며 거래량은 2억4235만주, 거래대금은 1조3779억원에 달했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들이 183억원을 매수우위를 보이며 2개월만에 최대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고 기관도 48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들은 반등을 이용해 현금화에 주력, 186억원을 순매도했다.
시가비중이 큰 종목들은 한통프리텔 국민카드가 LG텔레콤이 약보합을 유지한 가운데 낙폭이 컸던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됐다. 옥션이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휴맥스 LG홈쇼핑등도 8% 이상 올랐다. 또 다음 아시아나항공 등도 3% 대의 상승세를 보였다.
퇴출기업발표를 앞두고 관리종목들이 대부분 강세를 보였다. 신안화섬 쌍용건설 유원건설 미주실업 국제정공이 상한가를 기록했고 보성인터 부산벤처 씨티아이에스오케이 풍연 등도 상승세를 보였다.
3시장이 매수세 분산으로 인해 반등 하루만에 다시 하락했다. 그러나 상승종목은 하락종목의 두배에 달해 체감지수는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3시장 수정주가평균은 전일 대비 1484원(-8.31%) 하락한 1만6374원으로 마감됐다. 업종별로는 벤처와 일반이 각각 3.93%와 11.11%씩 떨어졌다.
선물시장이 되살아 난 에너지를 발휘하며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이 있을 거라는 예상을 뒤집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수 급등으로 차익실현 세력이 활개를 친 가운데서도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수로 지수 하락을 막는데 성공했다. 하루 종일 선물 지수는 불과 1.55포인트 내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결국 최근월물인 선물 12월물 지수는 전날보다 0.15포인트(0.22%) 상승한 69.70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외환시장
퇴출기업 명단발표에도 불구, 외환시장은 극도의 안정을 유지했다. 달러/원 환율은 1131~1133.70원의 좁은 범위에서 움직였고 무리한 달러매수나 매도는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이에 따라 현물환 거래규모도 23억달러 안팎에 그쳤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증시가 상승세로 출발하는 등 퇴출기업 명단발표 이후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하락하며 출발했다. 그러나 시장 불안심리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결제수요가 등장하자 추가하락이 저지된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다.
결국 마감을 앞두고 월요일 이후 상황의 불확실성에 대비, 달러매도초과(숏) 포지션을 해소하려는 달러매수세가 등장하면서 전날보다 10전 높은 1133.6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외국인들은 거래소에서 918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83억원 등 총 1101억원 주식순매수를 기록했다. 다음 주 초까지 외환시장에는 외국인 주식순매수 대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돼 환율하락요인으로 작용할 전망. 기업들의 네고물량과 수입결제수요가 일부 등장했지만 물량은 크지않았다. 외국인 주식매수자금은 이날 1억달러 가량 외환시장에 공급됐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기업퇴출의 충격은 이미 시장에 상당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건설 문제의 경우도 회생이든 퇴출이든 불확실성이 그대로 남는다는 점에서 시장은 이미 반응을 보인 셈"이라고 말했다.
◇채권시장
채권시장은 퇴출기업 명단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수익률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거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수익률은 오름세를 나타냈다. 현대건설과 쌍용양회라는 불안요인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시장은 당분간 조정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투신권의 경우 MMF펀드에 대한 사실상의 시가평가가 실시될 예정이어서 자금이동이 우려된다.
3년물 국고채 2000-12호는 전날 선네고 금리보다 1bp 높은 7.60%로 거래를 시작, 7.63%까지 상승했다. 1~2bp의 등락을 거듭하며 오전장을 마쳤다. 2000-10호도 7.63~7.65%에 거래됐다. 5년물 국고채 2000-13호는 7.90~7.91%에 거래됐다.
오후들어 채권시장에서는 개점 휴업상태와 다름없을 정도로 거래가 뜸했다. 3년물 국고채 2000-12호는 7.63%에서 멈춰섰고 2000-15호는 7.65%를 유지했다. 우량 회사채가 간간히 거래됐는데 LG화학, SK텔레콤, 신세기통신 등이 거래됐다.
금감원은 이르면 다음 주부터 투신MMF에 대해 장부가 평가와 시가평가를 비교, 1% 이상 손실이 발생할 경우 시가평가를 적용키로 했다. 투신권은 자금이탈 가능성을 우려했다.
증권협회가 고시한 3년물 국고채의 최종호가수익률은 전날보다 2bp 오른 7.63%, 5년물 국고채는 2bp 오른 7.91%를 기록했다. 3년물 회사채 AA-등급은 1bp 오른 8.59%, BBB-등급도 1bp 오른 11.78%로 마쳤다.
시장 참가자들은 공통적으로 기업퇴출이 당초 예상과 달리 강도가 떨어진다며 채권수익률에 직접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그러나 현대건설 처리에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렸다. 법정관리로 결정됐더라면 시장불안이 해소된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이라는 의견과 연쇄부도와 자금경색으로 충격을 줄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렸다.
투신권의 한 딜러는 "현대건설이 법정관리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장에는 큰 영향은 없겠지만 일부 투신의 자금이탈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말했다. 외국계 J은행의 한 딜러는 "기업구조조정에 기대가 많았는데 아쉬운 감이 있다"며 "기업퇴출과 관계없이 시장은 좀더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