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악재겹친 현대차 잡고 시총 2위 등극

현대차, 한전 부지매입 이후 실적·환율 등 겹악재..주가 내리막
SK하이닉스는 불황 속 선방..3년7개월만 현대차 끌어내려
  • 등록 2014-11-04 오전 10:28:32

    수정 2014-11-04 오전 10:28:32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SK하이닉스(000660)현대차(005380)를 추월하고 시가총액 2위에 등극했다. 엔저 우려와 미국서 연비과장에 따른 과징금 부과 등 악재가 겹친 현대차 주가가 연일 큰 폭으로 하락한데 따른 결과다.

4일 오전 10시 현재 현대차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75%(6000원) 하락한 15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SK하이닉스(000660)는 전 거래일 대비 0.42%(200원) 내린 4만7850원을 기록 중이다.

이에 따른 시총은 SK하이닉스가 34조8349억원, 현대차가 34조327억원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가 현대차를 약 8000억원 가량 앞서면서 시총 2위에 올라서게 된 것이다.

현대차가 시총 2위 자리에서 밀려난 것은 지난 2011년 3월29일 포스코(POSCO(005490))를 완벽하게 제친 이후 약 3년7개월만에 처음이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 9월 18일 한국전력(015760)의 서울 삼성동 부지를 10조원이라는 고가에 매입한 이후 내리막길을 타고 있다. 부지 매입 전 20만원대에 머물렀던 주가는 이날 기준 15만원대 중반까지 뚝 떨어졌다. 이 기간동안 사라진 시총만도 약 14조원에 이른다.

호재보다는 악재가 꾸준히 터졌다.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비 18% 감소한 1조6500억원으로 15분기래 최저를 기록했다. 한전 부지 매입으로 떠난 투심을 잡기 위해 ‘내년 중간배당에 나서겠다’는 주주환원책을 내놓으며 잠시 주가가 반등하기도 했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일본이 추가 양적완화에 나서면서 엔저 우려가 공습한 것이다. 엔저에 가장 취약한 종목으로 꼽히는 현대차 주가는 맥을 추지 못했다. 일본은행(BOJ)의 양적완화 발표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3일 하루에만 현대차 주가는 5.88% 폭락했다. 엔저 우려가 과도하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지만, 냉랭해진 투심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이날은 밤 사이 미국 시장에서 연비과장 문제에 대해 1억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주가는 다시 큰 폭으로 하락 중이다.

반면 SK하이닉스는 꾸준히 순위가 상승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말까지만해도 5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 1월8일 처음으로 시총 3위에 등극한데 이어, 5위권을 맴돌았다. 지난달 10일 4위로 잠시 밀려나기도 했지만 이후 3위에 복귀, 이를 꾸준히 유지하다 이날로 2위 자리를 차지했다.

하이닉스의 실적도 나쁘지 않다.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3121억원, 1조3012억원으로 각각 전년동기대비 6%, 12% 증가했다.

현대차와 달리 4분기 전망은 더욱 긍정적이다. 이세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도 서버 D램 수요는 확대되고 모바일 D램 수요는 견조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2Y 나노 공정이 안정화되면서 서버 D램으로도 제품변화가 진행되고 4분기 물량도 10% 중반 증가세를 보이면서 D램 실적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SK하이닉스가 완벽하게 시총 2위로 자리잡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갈리고 있다. 현대차의 최근 주가 하락이 과도했다는 의견이 상당수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남경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최근 주가 하락은 실적, 환율 등 모든 악재를 감안하더라도 과도하다”면서 “악재는 충분히 주가에 반영됐다고 보고 있으며,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 주가도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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