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의 직장 해부)①산은 vs 예탁원..지존 누구

증권예탁결제원 vs 한국산업은행..연봉상위 1·2위 '맞수'
  • 등록 2008-08-27 오후 3:27:14

    수정 2008-08-27 오후 4:59:49

[이데일리 이진우기자] '공기업=신의 직장'이라는 도식에는 누구나 동의하지만 그중에도 서열은 분명히 있다. 국민들의 시각에서는 방만한 공기업 리스트이기도 하고 구직자들의 입장에서는 가장 가고 싶은 직장 순위이기도 하다.
 
공기업의 방만함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은 직원들의 인건비와 복지혜택이다. 밥그릇 지키기가 지상과제인 공기업 노조와 잡음없이 임기를 보내고 싶은 공기업 경영진의 이해관계가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공기업 킬러'인 감사원이 가장 주의깊게 파헤치는 부분도 이 부분이고 매년 지적받으면서도 고쳐지지 않는 부분도 공기업의 과도한 임금과 복지혜택이다.
 
임금과 복지혜택이 공기업의 방만한 정도와 입사희망 순위를 결정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라면 가장 방만한, 혹은 구직자 입장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공기업은 어디일까. 감사원이 공기업들을 감사한 후 내놓는 결과보고서를 살펴보면 이런 판단의 근거가 될 만한 단서들이 가득 들어있다.     

전국의 공기업 305개 가운데 임금과 복지수준이 비교적 높은 공기업은 금융권의 공기업들이다. 해당 공기업에 속한 동종업계의 평균임금이 높고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갖추고 있어서 임금이 높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그 중에서도 증권예탁결제원과 한국산업은행은 1인당 평균연봉에서 단연 독보적이다.
 
<표 : 금융 공기업 1인당 평균 연봉 순위 >


회사마다 직원들의 연차 분포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1인당 평균 연봉이 그 회사의 임금수준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강의 임금수준을 가늠하기엔 충분하다.

한국산업은행은 평균 18.7년이 되면 3급(S2-1)이 되는데 이들의 평균 연봉은 약 1억2천만원이다. 입사후 18년이면 대기업의 경우 부장으로 승진해서 약 8천만원 정도의 연봉을 받는 연차다.

단순히 연봉만 비교해서는 '신의 직장'이라고까지 불릴 이유가 있을까 싶지만, 숨겨진 혜택을 보면 입이 벌어진다. 증권예탁결제원과 산업은행은 숨은 '부수입'면에서도 선두를 다툰다. 용호상박이다. 

◇ 산업은행 19년차 연봉 1억2천

증권예탁결제원은 월급 외에 매년 30만원어치의 의류교환상품권을 준다. 봄 가을로 문화체육활동비 명목으로 각각 40만원어치의 백화점 상품권을 준다. 작년에는 별 이유없이 70만원어치를 더 줘서 1인당 150만원어치의 백화점 상품권을 받았다.

초등학생 자녀들에게는 1년에 80만원 중학생은 100만원 대학생은 1년에 600만원의 학자금도 준다.

회사를 다니면서 공부를 하고 싶으면 역시 증권예탁결제원이 제격이다. 전체 직원 517명중에 최근 5년간 6개월 이상의 학위과정이나 연수과정을 다녀온 직원이 102명이 나 된다. 5명중 1명꼴이다. 반면 산업은행은 2350명중 135명만 연수를 다녀왔다.
 
전문성 향상과 무관한 연수도 적극 지원한다. 증권예탁결제원 2급 이상 고위직으로 지원이 제한되어 있는 '미시건 주립대 VIPP 과정'은 학비가 연간 5000만원이지만 교육과정은 영어발음, 관광, 음악 등 부담없는(?) 주제로 구성된다.
 
연수만이 방법은 아니다. 공부를 하겠다고 휴직계를 내고 국내외 대학을 진학하더라도 예탁결제원은 기준봉급, 직책수당, 업무수당이 모두 나오고 보너스도 현직 직원의 70%를 받는다.
 


◇ 해외 음악연수도 회사가 지원..증권예탁'연수'원(?)

장기근속수당도 예탁결제원이 단연 후하다. 예탁결제원은 10년근속의 경우 80만원 15년부터 25년까지 5년마다 150만원씩 근속수당을 준다. 반면 산업은행은 30년을 채워야 관광상품권으로 200만원을 준다.

증권예탁결제원이 이처럼 후한 대우를 해줄 수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안정적인 수익기반 때문이다. 증권예탁결제원은 주식 거래대금의 0.00275%를 수수료로 떼어간다(2007년말 기준).
 
얼마 안되는 것 같지만 이렇게 떼어간 돈이 2005년 1355억원, 2006년 1940억원, 작년에는 2252억원으로 늘었다. 이렇게 해서 증권예탁결제원에 쌓인 이익잉여금 누적액이 작년말 기준으로 4814억원에 이른다.

예탁결제원은 주식투자자들에게 증권거래세를 받아서 모아놨다가 매달 10일 국세청에 납부하는 일도 하는데, 이 돈을 국세청에 갖다주기 전에 최장 30일간 굴려서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이 돈에서 나오는 이자수익이 작년에 150억원이었는데 모두 증권예탁결제원의 수익으로 잡힌다.

물론 산업은행의 복지혜택도 만만치 않다. 산업은행은 근로복지기금이라는 명목으로 전체직원 2422명에게 지난해 111억원어치의 각종 복지혜택을 줬다. 1인당 458만원 꼴이다.
 
산업은행의 비장의 부수입은 '인센티브'다. 산업은행은 벤처기업 투자나 기업금융(IB)업무 등 민간업체과 경쟁하는 분야가 많다는 명분으로 성과급 제도를 강화했다. 심지어 작년에는 '묻지마 인센티브'도 나왔다. 인센티브 성과급과 특별성과 보상금 등 예비비 예산까지 다 인센티브로 나눠 주고도 지난 연말에 64억여원을 사기진작 명분으로 그냥 더 줬다. 1인당 270만원꼴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초췌한 얼굴 尹, 구치소행
  • 尹대통령 체포
  • 3중막 뚫었다
  • 김혜수, 방부제 美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