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 표명 정연태 코스콤 사장` 무엇이 문제였나?

선임 직후부터 `낙하산` 논란
파산선고 사실 밝혀져 자격시비
  • 등록 2008-07-01 오후 1:08:08

    수정 2008-07-01 오후 1:08:08

[이데일리 피용익기자] 낙하산 인사와 자격 시비로 논란을 빚어 온 정연태 코스콤 신임 사장(사진)이 결국 취임 11일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갑작스런 일이지만 그간의 사연을 보면 정 사장의 사임은 이미 예견돼 왔다.

정 사장은 선임 직후부터 이명박 정권 낙하산 인사의 대표적 사례로 거론됐다.

그가 대통령선거 전 이명박 후보 자문교수진이었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IT 태스크포스팀 상임위원을 지냈다는 점에서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주도의 `상록포럼` 사무총장을 맡기도 했다.

정 사장은 이같은 논란 속에서도 지난달 20일 주주총회에서 사장으로 선임됐다. 이에 코스콤 노동조합은 낙하산 인사를 문제삼아 정 사장의 출근을 사흘 동안 저지했다. 

지난 26일 정 사장과 노조가 회사 발전 및 현안문제 해결에 상호 협력키로 전격 합의하면서 낙하산 논란이 해결되는 듯 했다. 

더 큰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다.

정 사장이 지난해 4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개인파산 및 면책을 신청하고 같은 해 9월 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를 받은 사실이 알려진 것.
 
정 사장은 자신이 대표로 있던 한국멀티넷이 자진폐업으로 관련 부채를 떠안으면서 지난해 8월 개인파산을 선고받고 현재 면책 절차가 진행 중이다. 현행 법상 파산 뒤 복권되지 않은 경우는 상법상 회사의 임원이 될 수 없다.

이를 둘러싸고 코스콤 노조와 증권선물거래소 노조가 맞붙었다.

코스콤 지분 76.6%를 보유한 증권선물거래소 측 노조는 26일 반대 성명서를 내고 "조직에 이익이 된다면 개인파산자라도 사장으로 수용할 수 있는가"라며 "같은 노조로서 부끄러움을 감출 길이 없다"고 코스콤 노조를 압박했다.

이에 코스콤 노조는 30일 "거래소가 자신들이 원하는 사람을 옹립하려 한다"고 맞섰다. 거래소가 자사 출신인 인사를 코스콤 사장으로 선임하려다 좌절되자 노조를 동원해 정 사장의 도덕성을 문제삼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결국 다음날인 1일 정 사장은 사의를 표명했다. 자신의 신상을 둘러싼 논란이 이명박 정부의 인사정책에 대한 비판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사임을 결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최근 거론된 신상문제와 관련해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더 이상의 소모적인 논쟁을 피하고자 사의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사장으로 취임한지 정확히 11일만의 사임이다.

◇정연태 사장은 누구?

정연태 사장은 대선 전 이명박 후보의 자문교수진으로 활동한 뒤 대통령직 인수위의 IT 태스크포스팀 상임위원으로 일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주도의 `상록포럼` 사무총장을 맡기도 했다.

한양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스티븐스 공대 석·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한국멀티넷이라는 무선초고속인터넷 관련 회사의 대표를 역임했다. 한양대 정보통신대학원 겸임교수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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