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의 경우 `더 늦기 전에 집을 장만해야 한다`는 불안심리가 컸던 반면 올해는 금리 급등과 대출규제 영향으로 수요가 위축됐고 `비싼 아파트는 안사면 그만`이라는 방향으로 수요자 심리가 변한 것이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2006년 판교·은평·파주 고분양가→집값급등
우선 작년 양상을 되짚어 보자. 대한주택공사는 작년 8월 판교 2차 분양에서 중대형 아파트 분양가를 3.3㎡당 1800만원선(채권매입금액 포함)에 공급했다. 이 같이 높은 분양가에도 판교 중대형 아파트는 평균 43.6대 1, 최고 868.9대 1이라는 높은 청약경쟁률로 마감됐다.
판교 고분양가는 은평뉴타운과 파주신도시로 이어졌다. 서울시와 SH공사가 은평뉴타운 1지구 분양가를 주변 시세의 2배에 가까운 3.3㎡당 최고 1500만원대에 책정하자 주변 집값이 폭등세를 보였다. 고분양가에 따른 원가공개 논란이 일자 결국 서울시는 은평뉴타운 분양을 올해로 넘겼다.
◇2007년, 작년보다 더한 고분양가 열기
올해도 고분양가 논란이 계속되기는 마찬가지다. 작년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다. 다수의 건설사들이 지난달 30일 분양가상한제를 피해 각 지자체에 분양승인을 신청한 내역을 봐도 그렇다.
뚝섬 주상복합은 3.3㎡당 평균 4400만-4500만원에 분양승인을 신청했고, 일산신도시 인근 고양시 덕이·식사지구는 각각 3.3㎡당 평균 1580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을 매겼다. 용인 성복 신봉지구도 3.3㎡당 1600만-1800만원선에 분양승인을 신청했다.
◇고분양가 봇물에도 집값 잠잠..대선이후 관건
그러나 올해는 다른 모습이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한 높은 분양가격의 아파트가 수도권 곳곳에서 나오고 있음에도 기존 집값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공식과도 같았던 `고분양가=인근 집값급등`이라는 말이 올해엔 틀린 셈이다.
우선 청약양상부터 달라졌다. 올해는 입지가 떨어지거나 주변시세에 비해 비싼 아파트는 초기청약률이 현저히 낮다. 주변시세보다 비쌌던 남양주 진접지구, 양주 고읍지구, 김포 고촌지구가 대거 미달사태를 빚었다. 값이 저렴하다고 평가됐던 파주신도시도 순위내에서 20%가량을 팔지 못했다.
작년과는 다른 올해의 시장 양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로 수요자들의 돈줄이 막혀있고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는 점도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지만, 가장 큰 요인은 집값 안정세와 분양가상한제에 대한 기대로 `비싼 아파트는 안 산다`는 심리가 시중에 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대선을 전후해 시장에서 규제완화 등 부동산정책 기조의 변화가 감지되고, 고분양가 신규아파트에 청약이 몰릴 경우 불안심리가 다시 급속도로 번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