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소현기자] 이번주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의 말 한마디로 외환시장이 들썩였다. 특정 통화에 대해 `놀랄만한`(surprising) 베팅을 했다고 밝혔기 때문.
11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투자자로 꼽히는 버핏이 어떤 통화에 투자했는지를 두고 시장에서는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정 통화에 베팅했다`..궁금증 고조
버핏은 "특정 통화를 적극적으로 매수하고 있다"며 "무슨 통화인지는 내년에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버핏이 변동성이 높은 외환에 투자한다는 것을 상당히 의외로 받아들이고 있다. 버핏은 그동안 장기적인 안목에서 가치투자를 고집해왔기 때문이다.
사실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는 2002년부터 달러화에 2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20억달러 이상을 벌었지만 2005년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10억달러를 까먹기도 했다.
이후 외환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는 그만두고 해외 시장에서 매출을 올리는 기업에 투자하는 방법으로 바꿨다.
미스터 프렌드는 버핏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랜드나 폴란드의 즐로티와 같은 이머징 마켓 통화에 투자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버핏은 대규모 손실을 입을정도로 리스크가 큰 투자를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엔화? 달러화?
RBS 그린위치 캐피탈의 앨런 러스킨 수석 전략가도 버핏이 엔화에 베팅했을 것이라는 추측에 동의했다.
러스킨은 "버핏이 가치 투자자라면 파운드화가 2달러라는 사실에 주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달러화에 대해 파운드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기초로 포지션을 취하는 것은 싸다"고 말했다.
현재 사상 최저 수준인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앞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했을 수도 있지만 이는 변동성을 싫어하는 버핏의 스타일이 아니라는 의견이 높다.
가장 `놀라울만한` 베팅은 그동안 달러화에 대한 약세전망을 뒤집고 달러화에 투자하는 것. HSBC의 폴 맥켈 외환 전략가는 "버핏이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생각해 달러화를 매입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