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병제 부활?…인구 8300만명인데 군인 18만명 '이 나라'

獨국방장관, 나토 75주년 연설서 군사개혁안 공개
육·해·공군 외 사이버정보군 추가한 체제 개편 추진
징병제 부활도 포함…"독일과 나토 방어 강화 조치"
우크라戰 계기 국방력 강화…국방비 GDP 2% 달성
  • 등록 2024-04-05 오전 9:52:26

    수정 2024-04-05 오전 10:26:26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독일이 군복무 의무화를 부활하는 방안을 포함해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한 군사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 위협이 커진 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탈퇴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독일 연방군 병사들의 모습. (사진=AFP)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이날 나토 군사동맹 75주년을 맞이해 베를린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독일군을 위에서 아래로 재편하라는 명령에 서명했다”며 전면적인 군사개혁 방안을 공개했다.

개혁안에는 독일 연방군을 통합작전사령부 아래 육군·해군·공군에 사이버정보군을 추가해 4군 체제로 개편하고, 사이버정보군을 육·해·공군과 동등한 수준으로 강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가적인 병역 의무를 되살린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독일은 2011년 7월 징병제를 폐지하고 모병제로 전환했지만, 장병 부족 문제에 시달려 왔다. 지난해 말 기준 독일 연방군 소속 장병은 18만 1514명으로 한국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독일은 2031년까지 장병을 20만명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로, 내년 9월 총선 이전에 재도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이것은 획기적인 개혁”이라며 나토 방어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연방군이 유사시, 방어시, 전쟁시 모두 최적의 위치에 있도록 (군사 체계를) 재구성하는 것”이라며 “그 누구도 나토 영토를 공격할 생각을 가져선 안된다”고 말했다.

사실상 러시아를 겨냥한 발언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군사적 위협을 느끼고 있음을 시사한다. 독일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방위비 증액 압박 이후 국방비 지출을 크게 늘렸다. 올해는 나토 회원국들이 합의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2% 국방비 지출 목표를 수십년 만에 달성했다.

군복무 의무화는 스웨덴처럼 모든 군복무에 있어 자발적이고 성(性)중립적인 이른바 스칸디나비아 모델이 유력한 후보로 간주되고 있다. 개혁안이 독일 의회를 통과해 실제 도입까지 이뤄질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국방부의 핵심 요구는 군복무 의무화를 재도입하는 것”이라며 “청년들을 위한 국가 봉사 모델과 관련한 국방부의 제안이 앞으로 몇 주 안에 독일 정치인들 앞에 제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유럽 각국은 한동안 모병제로 전환했으나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합병 이후 다시 징병제를 도입하는 추세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는 라트비아에서 징병제가 부활했다. 세르비아·크로아티아·루마니아·체코 등 동유럽권도 의무복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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