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북아프리카 수단의 양대 군벌이 24시간 동안 일시 휴전에 합의했지만 총격이 계속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군 통수권 문제로 권력 다툼을 벌이던 수단 군부 내 1·2인자의 무력충돌로 민주화를 염원했던 수단 국민들의 희망은 사라지고 내전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정부군 지도자 압델 파타 부르한(왼쪽)과 RSF를 이끄는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사진=AFP) |
|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수단 군부 지도자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이 이끄는 정부군과 무력 분쟁 중인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 측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의 압력으로 이날 오후 6시부터 24시간 동안 휴전하기로 합의했다. 블링컨 장관은 수단 주재 미국 외교 차량이 공격을 당했다며 부르한 장군과 RSF를 이끄는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과 통화해 휴전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휴전 합의 직후에도 탱크에서 발사하는 소리가 났으며 하르툼 인근에서 공습이 벌어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정규군과 RSF은 서로가 휴전을 지키지 않았다며 상대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으며, 유엔 역시 전쟁이 중단됐다는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집계 기준 지난 15일 시작된 수단 정부군과 RSF의 무력 충돌로 이날까지 사망자는 270명, 부상자는 2600명을 넘어섰다. 이번 유혈충돌로 음식 공급 부족 사태를 빚은 것은 물론 일부 병원은 문을 닫아야만 해 부상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수단은 1989년 쿠데타로 집권한 오마르 알 바시르가 30년 동안 철권 통치했다. 이후 반정부 민주화시위가 격화하던 2019년 정부군과 RSF가 손잡고 쿠데타를 일으켜 알 바시르 정권을 축출했다. 양 군부는 2021년 10월에는 민주주의 정부를 세우려고 했던 과도정부를 또다시 쿠데타로 무너뜨렸다. 이후 RSF를 정부군으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군 통수권에 이견을 좁히지 못해 충돌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