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시 어니스트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무슬림 미국 입국 금지’를 주장한 도널드 트럼프에게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사진=AFPBB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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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e뉴스 김병준 기자] 미국 백악관이 9일(한국시간) ‘모든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발언한 2016 대선 공화당 경선 선두주자 도널드 트럼프를 정조준해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의 선거운동은 상당한 저질이다. 그의 발언도 모욕적 언사와 독설들 뿐이다”라며 “다른 공화당 주자들은 만약 트럼프가 최종 후보로 지명된다면 이를 거부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백악관이 직접 공화당의 특정 후보를 겨냥해 대선 레이스에서의 ‘퇴출’을 주장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파리 연쇄테러와 미국 로스앤젤레스 동부 총기 난사사건을 계기로 나온 무슬림에 대한 트럼프의 적대적 발언이 도를 넘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는 전날 성명을 통해 “미국은 인간 생명에 대한 존중이 없는 지하드(이슬람 성전) 신봉자들이 행하는 참혹한 공격의 희생자가 될 수 없다”면서 “미국 의회가 테러 예방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때까지 무슬림의 입국을 전면적으로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제이 존슨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주장은 무책임하다. 무슬림 사회와 미국의 연대를 저해함으로써 국가안보를 위한 우리의 노력에 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피터 쿡 국방부 대변인도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IS)의 주장을 지지하는 행위 뿐만 아니라 미국을 무슬림의 신념과 맞서 싸우게 하는 행위도 미국이 지향하는 가치와 국가안보에 반한다”며 어느 한 쪽에 지나치게 치우치지 않기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