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은 피델리티가 `다르푸르 학살의 간접 지원자`인 페트로차이나에 투자한다는 인권단체들의 비난에 부담을 느낀 것이 지분 축소의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피델리티는 지분 1.3%를 보유한 워렌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와 함께 페트로차이나의 주요 주주다.
다르푸르 사태란 2003년 아프리카계 수단해방군(SLA)이 다르푸르에서 봉기하자 아랍계인 수단정부가 민병대를 결성해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학살을 자행한 사건. 아랍계 민병대가 `인종 청소`에 나서면서 약 20만∼50만명의 주민이 학살된 것으로 추산된다.
페트로차이나의 모기업인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는 수단의 유전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100억달러로 추산되는 중국 자본이 수단으로 유입됐고, 중국은 수단 원유 생산의 60%를 수입한다.
중국으로부터 흘러들어온 자본은 수단 정부의 무기 구매에 사용되고 있다. `인종 청소`에 나선 아랍계 민병대 ‘잔자위드’의 학살 현장에서 중국제 폭격기와 공격용 헬기, 장갑차가 목격됐다는 국제사면위원회의 증언도 있었다.
유엔아동기금(UNICEF) 친선대사인 영화배우 미아 패로(Farrow)는 최근 다르푸르 사태에 방관하는 중국 정부를 향해 "베이징 올림픽이 ‘학살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고, 미국 의회에서는 베이징 올림픽을 보이콧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피델리티가 페트로차이나 지분을 대부분 처분하면서 이제 여론의 초점은 워렌 버핏에게로 쏠리게 됐다. (관련기사 ☞ 버핏, 페트로차이나 투자 공방..`팔아라-못판다`)
지난 5일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총회에서 일부 주주들이 페트로차이나 지분을 매각하라는 안건을 상정했지만 2만4000여명의 버크셔 주주들은 압도적(98.2%)인 비율로 이를 부결시킨 바 있다. 워런 버핏도 "페트로차이나가 모기업인 CNPC에 대한 영향력이 없다"며 지분 매각에 반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