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살 관련株` 피델리티는 팔았다..버핏은?

피델리티 `다르푸르 사태`로 비난받는 페트로차이나 지분 처분
주요 주주인 워렌 버핏의 행보 `주목`
  • 등록 2007-05-16 오후 12:45:37

    수정 2007-05-16 오후 12:45:37

[이데일리 정영효기자] 다르푸르 학살 사태와 관련, 비도덕적 투자 행태라는 비난을 받아온 버핏의 페트로차이나 지분보유가 다시 구설에 오르고 있다. 세계 최대의 뮤추얼 펀드인 피델리티가 페트로차이나의 지분을 대폭 축소하면서 버핏의 지분 처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피델리티는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동안 페트로 차이나의 미국예탁증권(ADR)을 450만주에서 42만916주로 줄였다고 밝혔다. 91% 가량을 축소한 셈이다.

통신은 피델리티가 `다르푸르 학살의 간접 지원자`인 페트로차이나에 투자한다는 인권단체들의 비난에 부담을 느낀 것이 지분 축소의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피델리티는 지분 1.3%를 보유한 워렌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와 함께 페트로차이나의 주요 주주다.

다르푸르 사태란 2003년 아프리카계 수단해방군(SLA)이 다르푸르에서 봉기하자 아랍계인 수단정부가 민병대를 결성해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학살을 자행한 사건. 아랍계 민병대가 `인종 청소`에 나서면서 약 20만∼50만명의 주민이 학살된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의 유전 및 천연가스 개발업체 페트로차이나는 다르푸르 학살과 직접 관련이 있는 주식은 아니지만 모기업이 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페트로차이나의 모기업인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는 수단의 유전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100억달러로 추산되는 중국 자본이 수단으로 유입됐고, 중국은 수단 원유 생산의 60%를 수입한다.

중국으로부터 흘러들어온 자본은 수단 정부의 무기 구매에 사용되고 있다. `인종 청소`에 나선 아랍계 민병대 ‘잔자위드’의 학살 현장에서 중국제 폭격기와 공격용 헬기, 장갑차가 목격됐다는 국제사면위원회의 증언도 있었다.

이 때문에 여러 인권단체들은 다르푸르 주민의 희생을 불러일으키는 페트로차이나 투자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중국 정부에 대한 원성도 높아지고 있다.

유엔아동기금(UNICEF) 친선대사인 영화배우 미아 패로(Farrow)는 최근 다르푸르 사태에 방관하는 중국 정부를 향해 "베이징 올림픽이 ‘학살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고, 미국 의회에서는 베이징 올림픽을 보이콧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피델리티가 페트로차이나 지분을 대부분 처분하면서 이제 여론의 초점은 워렌 버핏에게로 쏠리게 됐다. (관련기사 ☞ 버핏, 페트로차이나 투자 공방..`팔아라-못판다`)

지난 5일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총회에서 일부 주주들이 페트로차이나 지분을 매각하라는 안건을 상정했지만 2만4000여명의 버크셔 주주들은 압도적(98.2%)인 비율로 이를 부결시킨 바 있다. 워런 버핏도 "페트로차이나가 모기업인 CNPC에 대한 영향력이 없다"며 지분 매각에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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