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중국이 지난달 사상 최대 수준으로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였다고 21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사진=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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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시장조사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러시아의 대중 원유·중유 수출은 지난달 하루 166만배럴에 달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최대 수준으로, 2020년 4월 기록한 종전 역대 최대치도 넘어선다. 특히 중유 수출이 대폭 늘었다.
동시베리아-태평양송유관(ESPO)을 거쳐 극동 지역에서 선적되는 러시아산 원유 대부분이 중국으로 향하고 있으며, 중국 민간 정유업체가 주요 소비자이나 최근 국영 정유업체까지 러시아산 원유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은 인도와 함께 러시아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으로 떠올랐다. 에너지 수출이 주요 수입원인 러시아는 서방의 지속적인 제재로 고객이 줄어들자 헐값으로 원유를 내놨고,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고자 하는 중국과 인도는 이를 환영했다.
특히 세계 최대 에너지 수입국인 중국은 지난달 말 ‘위드 코로나’로 방역 기조를 전환하면서 전반적인 에너지 수요가 늘어났다.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국을 언급하며 원유 수요 전망을 상향 조정했으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이란은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영향으로 올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원유 트레이더들에 따르면 러시아 우랄산과 ESPO을 통한 원유는 국제유가 기준물인 북해 브렌트유 대비 배럴당 각각 13달러, 8달러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되고 있다. 중유 또한 브렌트유 대비 16~17달러 할인된 가격에 팔리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FGE의 미아 겡 애널리스트는 “중국 민간 정유업체들이 매력적인 가격 때문에 지난해 말부터 러시아산 중유를 더 많이 사들이고 있다”면서 “정유를 통해 상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