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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5% 급락…테슬라·애플 등 빅테크 일제히 하락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99% 폭락하며 1만 2317.69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20년 11월 30일 이후 17개월여 만의 최저치다. 나스닥 지수는 장중 1만 2183.56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엔 3.19% 치솟았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자이언트스텝’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혀 예상보다 비둘기파 기조를 보였다고 시장이 해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시장에선 파월 의장이 자이언트스텝에 선을 그었을 뿐, 현재의 인플레이션 상황을 감안하면 연준이 지속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확산했다.
서학개미들의 주요 투자종목인 ‘빅테크’ 주식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프로셰어즈울트라프로QQQ 상장지수펀드(ETF)가 14.9% 급락해 낙폭이 가장 컸다. 테슬라(-8.3%), 애플(-5.6%), 엔비디아(-7.3%), 마이크로소프트(-4.4%), 알파벳(-4.7%), 아마존(-7.6%) 등도 하락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이 지난 1~4월 미국 주식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1위는 테슬라다. 지난 달 29일 기준 보관금액이 137억 2846만달러(17조 4736억원)에 달한다. 2위인 애플(49억 4593만달러)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이외에도 △엔비디아(27억 7475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22억 8407만달러) △알파벳(22억 2334만달러) △프로셰어즈울트라프로QQQ ETF(16억 4484만달러) △아마존(13억 5642만달러) 등이 뒤를 잇고 있다.
대부분이 대형 기술주다. 이 중 프로셰어즈울트라프로는 나스닥 100지수의 3배를 추종하는 ETF다. 추종하는 지수가 1% 상승하면 3%의 이익을 거둘 수 있지만, 반대로 1% 내리면 3%의 손실을 보는 구조의 상품이다.
이들 종목의 수익률은 올해 두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12월 31일)과 비교해 17.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애플 주가는 11.7%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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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실적 전망…“인플레·우크라·중국 등 해결되지 않아”
빅테크 기업들은 연준의 긴축,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정책 등이 복합적 영향으로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내놓고 있다. 향후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경영에 집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되면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중국 상하이 공장 폐쇄로 올 2분기 매출이 전분기보다 40억~80억달러(약 5조 700억~10조 1300억원)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마존은 올해 1분기 7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손실을 내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알파벳은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23% 늘었지만 증가율이 2020년 말 이후 가장 낮았다. 순이익은 8.3% 줄었다.
자산 관리회사인 카본 콜렉티브의 자크 스테인 최고투자책임자는 “연준의 급격한 긴축이 경기침체를 일으키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을지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지난 수개월 간 시장을 흔들었던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전쟁, 국제유가 급등 등의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기술주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제프리스는 지난 3일 보고서에서 “종전에 기술주를 이끌던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 대신 ‘MANG’(마이크로소프트·애플·엔비디아·구글)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