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글로벌 제약·바이오] 예상치 못한 곳서 ‘유레카’

성인 세포 재프로그래밍 통해 기능 재활성화 기대
뇌수막염 백신서 임질 예방할 수 있는 가능성 발견
  • 등록 2022-04-17 오후 4:39:54

    수정 2022-04-17 오후 4:39:54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한 주(4월11일~4월17일)의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의 이슈를 모았다. 이번 주에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새로운 치료 방법을 찾아낸 성과들이 주목을 받았다.

◇한 발 더 다가선 불로장생 비밀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은 성인의 피부 세포 ‘재프로그래밍’(reprogramming)을 통해 완전히 원시 상태인 배아줄기세포로 되돌리지 않고 중간까지만 되돌려 그만큼만 젊게 만드는 데 성공한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주인공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생명과학 연구소인 바브라함 연구소다. 이들은 ‘성숙기 단기간 재프로그래밍’(maturation phase transient reprogramming)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이용, 피부 세포를 50일이 아닌 13일 동안만 4가지 ‘야마나카 전사인자’에 노출했다. 전사인자는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DNA가 RNA로 전사되는 과정에 반드시 필요한 인자를 뜻한다.

앞서 2007년 일본 교토 대학의 야마나카 신야 교수 연구팀은 4가지 전사인자(Oct4, Sox2, Klf4, c-Myc)를 이용해 성인의 피부 세포를 배아줄기세포와 같은 원시 상태로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성체 세포에 4가지 전사인자를 주입, 원시 상태의 줄기세포로 되돌리는 데는 약 50일이 걸렸다.

바브라함 연구소는 이처럼 부분적으로 재프로그램된 피부 세포가 정상적인 조건에서 자라도록 내버려 두고 원래의 피부 세포 기능이 살아나는지 지켜봤다. 이 세포의 게놈 분석 결과 피부 세포의 특징적 표지인 섬유아세포(fibroblast)가 되살아난 것으로 밝혀졌다.

섬유아세포는 콜라겐을 만든다. 부분 재프로그램 세포도 콜라겐을 만든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바브라함 연구소는 이어 이 부분 재프로그램 세포가 젊어졌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노화의 표지들에 변화가 있는지를 분석했다.

이 두 가지 분석에서 부분 재프로그램된 세포가 늙은 세포의 참조 데이터 세트(reference data set)와 비교할 때 30년이 젊어진 모습과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바브라함 연구소는 전했다. 앞으로 추가 연구를 통해 부분 재프로그램의 정확한 메커니즘이 파악되면 피부 화상 같은 세포 치료에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바브라함 연구소는 기대하고 있다.

알토스 랩 케임브리지 연구소의 후성유전학 전문 학자인 울프 레이크 교수는 불로장생약 이야기가 전혀 황당한 생각이라고만은 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귀중한 발견이라고 평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온라인 생명과학 전문지 ‘이라이프’(eLife) 최신호에 발표됐다.

◇한 가지 백신으로 두 가지 감염질환 예방(?)

뇌수막염 백신이 임질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 같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임질은 성행위로 전염되는 대표적인 성병 중 하나다. 미국 헬스데이 뉴스는 미국 국립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성병 예방과의 역학 전문가 윈스턴 아바라 박사 연구팀이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뉴욕과 필라델피아에 거주하는 약 11만 명(16~23세)의 건강기록(2016~2018년)을 통해 임질과 또 다른 성병인 클라미디아 감염 그리고 MenB-4C 백신 접종 기록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러한 가능성이 발견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임상 대상은 임질 감염자 1만 8000여명이었다. 이 중 MenB-4C 백신 접종자는 약 7700명이었다. MenB-4C 백신 접종자 중 절반은 백신을 한 차례, 나머지 절반은 두 차례 모두 맞았다.

두 차례 MenB-4C 백신 접종을 완료한 그룹은 임질 감염률이 4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MenB-4C 백신을 한 차례만 맞은 그룹은 임질 감염률이 26% 낮았다. 호주의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에서 진행된 이와 비슷한 연구에서는 MenB-4C 백신 접종 완료가 청소년의 임질 감염을 33%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가지 백신으로 두 가지의 심각한 감염질환을 예방할 수 있음을 뜻한다.

연구팀은 뇌수막염균과 임질균의 유전적 유사성을 이번 연구의 요인으로 봤다. 이 두 박테리아가 유발하는 질병은 전혀 다르지만 두 박테리아는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연구팀은 이러한 교차 보호 효과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시간이 가면서 효과가 약해지는지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전염병 전문지 ‘랜싯 전염병’(Lancet Infectious Diseases)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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