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복부비만 있으면 더 '위험'

미세먼지 농도 10μg/m3씩 높은 지역 살수록 복부비만 성인 폐기능 10%씩 더 감소
  • 등록 2017-05-16 오전 9:37:47

    수정 2017-05-16 오전 9:37:47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미세먼지는 각종 호흡기·심뇌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심각성이 갈수록 증가되고 있다. 특히 각종 성인병의 대표적 원인인 복부비만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미세먼지가 폐기능 저하를 훨씬 더 촉진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김현진·박진호·조비룡·김종일 교수팀은 남성 1,876명을 조사한 결과, 복부 지방이 많은 사람은 거주지의 미세먼지 농도가 약 10μg/m3 씩 높은 곳일수록 폐활량 지수도 약 10% 씩 더 감소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한 남성 1,876명의 해당 거주지와 가까운 측정소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를 조사했다. 그리고 복부 CT를 통해 총 복부지방, 피하지방과 내장지방 면적을 측정한 후 폐기능 검사로 폐활량을 측정했다.

그 결과 내장지방 또는 피하지방의 단면적이 200cm2를 초과하는 성인(평균허리둘레 98cm)은 미세먼지 농도가 약 10(μg/m3) 증가할 때마다 폐기능도 약 10% 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부 비만이 미미하거나 없는(단면적 200cm2 이하-평균허리둘레 87cm) 성인은 동일한 미세먼지 농도 노출에서 의미있는 폐기능 저하는 관찰되지 않았다. 즉 복부비만인 사람은 평균 40μg/m3 미세먼지에 노출되는 지역에 사는 경우보다 50μg/m3에 사는 경우 폐기능이 10% 더 약하고, 60μg/m3에 살면 20% 더 약하다는 뜻이다.

연구 참여자 전체 하루평균 미세먼지 노출은 약 50μg/m3였으며, 황사의 영향을 받은 지난 6일 전국 대부분 도시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200μg/m3 전후였다. 보건환경연구소 김현진 교수는 “지방세포에서는 인터루킨-6과 같은 염증 유발 사이토카인을 분비하고, 활성산소종을 생산한다. 마찬가지로 대기오염도 기도염증 및 염증 매개인자와 산화스트레스를 증가시킨다. 지방세포와 대기오염 두가지가 겹쳐져 결국 더 심한 폐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진호 교수는 “이 연구는 복부비만인 성인이 미세먼지 노출시 폐기능 감소 정도가 훨씬 크다는 것을 처음으로 규명했다는 점이 큰 의의”라며 “복부비만이 있는 사람은 그 자체로 각종 호흡기질환과 심뇌혈관 질환이 더 잘 걸릴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에의 노출에 의해 해당 질환의 발병 증가 및 악화가 잘 일어날 수 있음을 알고 평소 미세먼지 노출을 최소화하는 생활습관과 함께 복부지방 감량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국제비만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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