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기업 돈줄 죄고 中企 대출은 확대

한은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
  • 등록 2013-07-04 오후 12:00:00

    수정 2013-07-04 오후 12:00:00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국내 은행이 당분간 대기업 돈줄은 죄지만, 중소기업 대출은 너그러운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4일 내놓은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 자료로는 3분기 은행의 대출태도는 11포인트로 전달과 비슷한 완화 기조를 보였다.

대출태도지수는 은행들이 어느 정도 대출에 관대한지를 보여주는 자료다. 지수가 0 이상이면 완화적인 대출태도를, 이하면 대출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강하다는 걸 의미한다.

중소기업 대출 태도지수는 13포인트로 전달과 같았다. 중소기업 대출 수요지수는 28포인트를 기록해 꾸준한 증가세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자금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은 중소기업 신용위험이 여전히 높은 수준(31포인트)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가 중소기업 금융지원을 늘리는 정책을 펴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큰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완화적인 태도를 견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은 대출태도지수는 마이너스(-) 3포인트로 전달(0포인트)보다 팍팍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를 포함해 대외 불확실성이 커졌고, STX그룹 구조조정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그렇지만 대기업도 자금수요가 크지 않은 터다. 대기업 대출 수요지수는 6포인트로 전달(13포인트)보다 하락했다. 수출경기가 악화하면서 대출수요는 늘어나겠지만, 경제 불안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대출 증가 폭은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도 대외 불안과 중국 성장둔화가 맞물리며 신용위험(6→13포인트)이 커질 전망이다.

가계주택자금 태출태도지수는 9포인트로 전달(13포인트)보다 완화세가 다소 약화했다. 수도권 주택시장이 기대만큼 회복되지 않고 있어서다. 일반자금은 채무상환능력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한 은행이 선별적은 완화 기조를 지속할 전망이다.

가계주택자금 수요는 취득세 감면혜택이 끝나면서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취약계층 생활자금을 중심으로 일반자금 대출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0~21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16개 국내은행 여신 책임자를 면담해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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