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는 `현대건설-대우건설-롯데건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한양` 등 2곳이 입찰에 참여했다.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은 평균 무상지분율 160% 이상을 제시하는 곳만 시공사 선정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건을 달았다.
시공사가 조합에 제출한 제안서에서 현대건설(000720) 컨소시엄은 평균 무상지분율 164%와 3.3㎡당 직·간접 공사비 373만6000원(VAT별도)을 제시했다. 한양은 무상지분율 168%와 공사비 364만9000원(VAT별도)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둔촌주공 시공사 입찰은 지난 14일 실시했지만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가 1곳도 없어 조합측은 입찰마감을 사흘후인 17일로 연기했다. 이는 조합측이 무상지분율 기준을 높게 책정하면서 사업성을 우려한 일부 시공사들이 입찰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지난 14일 마감하려던 입찰을 일부 건설사의 요청으로 3일 연장했지만 총회 일정을 늦추지 않기 위해 입찰 연기기간을 길게 두지 않았다"면서 "재건축사업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둔촌주공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는 오는 7월3일 예정돼 있다.
◇ 현대·대우 `랜드마크 브랜드 홍보`.. 현산·롯데 `일감확보`
건설업체들은 조합측이 조건으로 제시한 무상지분율 160% 이상은 사업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시공사 참여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당초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에는 `현대건설+GS건설+롯데건설`과 `삼성물산+현대산업개발+대림산업` 등 대형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후 대우건설도 수주전에 가세해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들어갔다.
그러나 조합이 무상지분율 160% 이상을 입찰참여 조건으로 내걸자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GS건설은 `사업성을 맞추기 어렵다`면서 난색을 보였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입찰불참을 결정해 해체되고, 현대산업개발은 현대건설 컨소시엄으로 옮겨 이번 입찰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대형사들의 새로운 짝짓기에는 각사의 다른 이해관계가 맞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입찰에 참여한 현대건설과 대우건설(047040)은 토목과 해외사업 등에서 건설명가를 자처하고 있지만 회사 이미지를 떠올릴만한 강남권 대표 랜드마크 아파트 경쟁에선 밀리고 있다. 강남권에 대단지 아파트를 건립해 브랜드 홍보효과를 노린다는 측면에서 사업수주에 나선 것이다.
반면 입찰참여를 포기한 삼성물산(000830), GS건설(006360), 대림산업(000210)은 최근 강남권 재건축 조합에 불고있는 무상지분율 높이기 경쟁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명분을 쌓을 수 있다. 이번 사업을 수주하지 않더라도 향후 무상지분율 경쟁을 벌었던 재건축사업에 말썽이 생길 경우 반사익을 챙길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 한양 참여로 2파전.. 시공사선정 유찰 면해
대형사 컨소시엄과 경쟁을 해야하는 한양의 입찰참여는 조합측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구도라는 평가다. 일반 경쟁입찰로 시공사를 선정할 경우 단독 입찰이 이뤄지면 조합총회에서 안건으로 상정할 수 없다는 관련규정이 있다.
따라서 한양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이번 둔촌주공 시공사 선정입찰이 유찰돼 사업일정이 또다시 지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지난 2001년 파산선고를 받았던 한양은 2004년 보성건설이 인수해 정상기업으로 재탄생하며 시공능력 41위에 올랐다. `수자인`이란 아파트 브랜드로 적극적인 주택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작년 실적은 매출 9421억원, 영업이익 619억원, 당기순이익 423억원을 기록했다.
한양 관계자는 "지난 14일 입찰에 많은 경쟁사가 참여했다면 둔촌주공 수주전에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1대 1 경쟁은 해볼만하다고 판단해 전격적으로 입찰참여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했기 때문에 사업성을 충분히 검토하고, 수익도 맞출 수 있다"면서 "조합원들에게 경쟁력있는 무상지분율과 품질 등을 홍보하며 승부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