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팰리스의 굴욕..평당 3천만원 깨져

경기침체, 2월 위기설로 매수세 실종
대출규제완화 등도 고가아파트에는 무용지물
  • 등록 2009-01-13 오후 1:47:07

    수정 2009-01-13 오후 1:47:07

[이데일리 박성호기자] 강남의 대표적인 주상복합아파트인 타워팰리스도 경기침체 국면에서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06년 3월 3.3㎡당 3000만원을 돌파한 이후 2년만에 3000만원 선이 무너졌다. 강남권의 대표적인 초고가아파트들도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 타워팰리스 3.3㎡당 3000만원 선 무너져

13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최근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2차 198㎡는 최근 17억원에 매물이 나왔다. 3.3㎡당 2800만원 꼴. 이 아파트는 지난 2006년 3월 처음 19억2500만원으로 3.3㎡당 3000만원을 돌파했다. 지난 2006년 말 21억5000만원, 3.3㎡당 3600만원까지 가격이 올랐지만 그 후 지속적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들어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아파트를 처분하려는 집주인들이 늘면서 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타워팰리스 인근 W공인 관계자는 "17억원에 매물이 나왔지만 1억원 정도는 추가 협의도 가능하다"며 "최근 집주인들의 개인 사정 때문에 고가아파트 매물이 가격을 낮춰 나오고 있지만 실제 매수를 하려는 사람은 없다"고 설명했다.

도곡동 렉슬아파트도 하락세가 거세다. 작년 10월께 18억원 가량이었던 도곡렉슬 142㎡는 최근 15억원에 매물이 등장했다. 3개월새 3억원 가량 가격이 하락한 것. 이 아파트 역시 한때 21억7500만원까지 올랐었다.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209㎡도 최근 32억원짜리 매물이 나왔다. 이 아파트는 한때 39억원에 거래가 되기도 했고 작년 10월만 해도 최저가 매물이 35억원 정도였다.

청담동 D공인 관계자는 "초고가아파트의 경우 대출규제완화 등 일련의 부동산 시장 규제 완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편"이라며 "오히려 2월 금융위기설 등으로 매수자들의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거래에 나서지 않아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고가아파트, 경매시장에서도 찬밥

고가아파트들은 경매시장에서도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매각된 타워팰리스 164㎡형은 감정가액이 31억원이었지만 매각가(낙찰가)는 22억원으로 감정가 대비 70%에 매각됐다. 작년 10월과 11월 두번 유찰된 끝에 가까스로 매각된 것.

송파구 잠실동 갤러리아팰리스 176㎡ 역시 감정가액(20억원) 대비 65% 수준인 13억1300만원에 매각됐다. 이 아파트 역시 두번 유찰된 후 매각이 결정됐다.

실제로 고가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강남3구의 경매 매각가율(낙찰가율)은 작년 7월 82%를 정점으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부동산경매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들어 주상복합아파트를 포함한 이 지역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65.1%에 불과했다.

지지옥션의 장근석 매니저는 "최근 경매법정에 사람이 몰리는 등 경매시장 상황이 다소 개선될 조짐이 보이고 있지만 강남권 고가아파트들의 경우 워낙 고가인데다 급매물 등의 영향으로 경매시장에서는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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