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보다 ‘의대’…반도체학과, 정원보다 많은 등록 포기

주요大 반도체학과, 47명 모집·73명 등록포기
연세대 반도체학과, 등록포기율 130% 달해
종로학원 “등록포기자 상당수 의약학계열”
  • 등록 2023-02-17 오전 11:45:17

    수정 2023-02-17 오전 11:45:17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대기업 연계 반도체학과 정시 등록포기가 모집인원을 뛰어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은 대부분 의약학계열로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2월 11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에서 열린 종로학원 2023 정시 전략 설명회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대학 입학 정시모집 배치 참고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17일 종로학원이 서울 주요 대학 대기업 연계 반도체학과 정시모집 추가합격 결과를 분석한 결과 정시 등록포기율이 모집인원 대비 155.3%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자연계열 전체 등록포기율인 33%보다 5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서강대 반도체 관련 학과는 정시에서 총 47명을 모집하는데 73명이 타 대학 등록 등을 이유로 등록을 포기했다.

대기업 연계 반도체학과는 이른바 ‘계약학과’로 입학 이후 일정 기준 충족할 경우 졸업시 계약이 된 기업으로의 취업을 보장한다. 반도체 관련 학과 외에도 자동차, 통신,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계약학과가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학별로 살펴보면 삼성전자와 연계된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의 경우 10명 모집에 추가합격 13명이 발생해 등록포기율이 130%에 달했다. 최초합격자 전원이 등록을 포기하고 추가합격을 통해서도 3명이 등록을 포기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는 게 종로학원의 설명이다.

SK하이닉스와 연계된 한양대 반도체공학과의 경우 16명 모집에 44명이 추가합격해 등록포기율이 무려 275%였다. SK하이닉스와 연계된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역시 등록포기율이 각각 72.7%, 80%로 나타났다.

종로학원은 등록포기자 상당수가 의대·치과대·한의대·약대·수의대, 이른바 ‘의치한약수’로 빠져나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기본적으로 점수가 높은 수험생들이 반도체학과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상당수가 의약학계열로 빠졌을 것”이라며 “연세대·고려대 반도체학과 등록포기자 80% 이상은 의대를 지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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