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인민해방군의 실전 훈련 72시간”이라는 1분 47초짜리 동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대만을 관할하는 중국군 동부전구가 원거리 실탄사격을 진행하고, 100여대의 전투기 및 10여척의 군함 등을 대만해협 인근으로 투입하는 훈련 장면이 담겼다.
중국은 이날 대만해협에서 군사훈련 종료를 발표하진 않았지만 예정대로 훈련이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군은 당초 지난 4일 12시(현지시간)부터 이날 정오까지 대만을 둘러싸는 형태로 설정한 6개 구역의 해·공(空)역에서 중요 군사훈련과 실탄사격에 돌입한다고 발표했었다.
동부전구는 이날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계획에 따라 7일 대만 주변 해상과 하늘에서 실전 합동 훈련을 계속했다”고 밝혔다. 대만 측은 중국이 훈련구역 1곳을 추가하고 훈련기간도 8일까지로 연장했다고 밝혔지만, 중국의 공식 입장은 확인되지 않았다.
|
이에 대해 대만 국방부는 “다수의 중국 인민해방군 항공기와 선박이 6일 대만해협 주변에서 활동하는 것을 발견했고, 일부는 중간선을 넘어왔다”며 “중국군이 대만을 공격하는 모의훈련을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대만군은 즉각 전투기를 출격시키고 경고 방송을 하는 한편 기체 추적을 위한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가동했다. 또한 대만 국방부는 5일 진먼(金門·진먼다오) 섬 상공을 비행하는 무인기 7대와 마쭈(馬祖) 열도 상공의 미확인 비행기를 쫓아내기도 했다.
동부전구는 군사 훈련 과정에서 자국 군함이 대만의 해안선과 산맥이 보일 정도까지 가까이 접근했음을 알리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사진은 5일 군사훈련에서 촬영한 것으로 대만을 심리적으로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번 훈련을 ‘대만 통일의 리허설’이라고 보고 있다.
|
중국 군의 대만 포위 군사훈련이 종료됐지만 대만해협을 둘러싼 긴장감은 지속될 예정이다. 중국은 앞으로도 자국 앞바다 곳곳에서 실사격 훈련을 예고했다.
중국 장쑤성 롄윈강해사국은 전날부터 15일까지 매일 오전 8시(현지시간)∼오후 6시 서해(중국의 황해) 남부 일부 수역에서 실탄 사격이 진행된다고 발표하고 이 기간 훈련구역에서 선박의 진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다롄해사국도 8일 0시부터 한달 동안 중국 산둥반도와 랴오둥반도 북쪽 바다인 보하이해 지역의 다롄항 인근 바다에서 실사격 훈련이 진행된다며 선박 진입을 금지했다.
중국군에 맞서 대만 육군도 오는 9~11일 남부 핑둥현 인근에서 155밀리 곡사포 78문과 120밀리 박격포 6문을 동원한 대규모 포사격 훈련을 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만해협의 긴장으로 미·중 간의 갈등도 악화일로다. 미국 백악관과 중국 외교부는 각각 상대국의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미·중 외교 수장은 최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및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도 각각 상대국을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중국 정부는 펠로시 의장과 그 가족을 제재하는데 그치지 않고 미국과 군 지휘관 핫라인 중단을 비롯해 양국간 불법 이민자 송환 협력, 형사사법 협력, 기후변화 협상 등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 남쪽 필리핀 해역에 있는 로널드 레이건호 등 항모 강습단의 체류 연장을 지시했다는 것을 밝힌 뒤 “중국이 무엇을 선택하든 그에 대해 대비돼 있다”며 긴장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