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시장, 강남 `들썩`vs분당·용인 `풀썩`

판교 입주물량 증가 탓..강남은 고질적 공급 부족
내년 공급 패턴도 비슷.."더 심화될 듯"
  • 등록 2009-12-18 오후 2:57:36

    수정 2009-12-18 오후 2:57:36

[이데일리 박성호기자] 판교 입주 물량이 늘면서 판교는 물론 인근 용인과 분당 지역의 전셋값이 급락하고 있다. 반면 고교선택제가 축소되면서 강남권 전세시장은 들썩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전세시장도 이같은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판교·용인·분당 전셋값 하락..2500만원 떨어져

18일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2500여가구 입주가 시작된 판교신도시의 영향으로 판교를 비롯해 용인·분당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한달 사이 1000만~2500만원 가량 떨어졌다.

용인시 상현동 만현마을 7단지 쌍용아파트 95㎡형은 지난달 초 1억4500만원 가량이었지만 최근에는 1억3000만원까지 전셋값이 하락해 한달 보름만에 1500만원이 떨어졌다. 죽전동 새터마을 현대홈타운 111㎡형도 1억9000만원에서 1000만원 떨어진 1억8000만원 정도에 전세거래가 진행되고 있다.

분당신도시도 마찬가지다. 서현동 시범한양 182㎡형은 한달새 2500만원 가량 가격이 떨어지면서 최근에는 3억3000만원 안팎에 전세물건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

입주 폭탄에 직접 영향을 받은 판교신도시는 정도가 더 심하다. 판교신도시 휴먼시아푸르지오110㎡의 전셋값은 최근 1억7000만원 안팎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한달새 2000만~3000만원 가량 전셋값이 하락한 것.

용인 강남공인 관계자는 "판교 입주 영향으로 인근 지역의 전세매물이 많아지면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다"며 "여전히 전세 물량이 많은 만큼 당분간 약세는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 고교선택제 축소..`학군수요` 강남 전셋값 상승

반면 강남권 아파트 전셋값은 고공행진 중이다. 특히 서울시 교육청에서 고교선택제를 축소시키겠다고 밝히면서 이 지역 전셋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현대 1차아파트 105㎡형은 3억7000만원으로 11월 초에 비해 4000만원 정도 전셋값이 상승했으며 우성아파트 102㎡도 같은 기간 3000만~4000만원 가량 올라 현재 3억700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전세물건이 없는 상황이다.
 
송파구 레이크팰리스 114㎡형은 4억1000만~4억2000만원 선으로 2000만~3000만원 가량 가격이 올랐으며 서초구 신반포 한신 1차 92㎡형도 현재 2억4000만원 가량으로 11월초에 비해 5000만원 정도 가격이 올랐다.
 
잠실 중앙공인 관계자는 "11월초 반짝 전셋값이 오른 데 이어 최근 고교선택제 영향으로 다시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며 "올해 전반적으로 전세물량이 적어 전셋값이 급등했던 강남지역에 학군수요가 다시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전세시장 양극화.."내년 더 심화 가능성 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지역별 전세시장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남 3구 입주 물량은 2007년 9171채, 2008년 2만8686채였으나 올해는 3681채에 그첬다. 내년 입주 물량도 4000가구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경기남부 지역은 올해 판교신도시와 같이 용인 흥덕택지지구 등 대규모 입주가 예정돼 있다. 결국 내년 역시 올해와 아파트 공급 형태가 크게 달라지지 않아 현재와 같은 상황이 더욱 심각해 질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전셋집은 사람들이 직주근접과 교육문제를 가장 우선해서 선택하기 때문에 강남에서 살던 사람이 분당이나 용인 등지로 옮기기가 쉽지 않다"며 "내년 공급 패턴을 보면 전세시장 양극화가 더욱 심하면 심했지 완화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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