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삭스백화점 어떻게 성공했길래..월가 `눈독`

美 고급 백화점 삭스 명품화 전략으로 위기 타개
골드만삭스 등 지분 매집 이어 인수설도
  • 등록 2007-03-07 오후 1:18:29

    수정 2007-03-07 오후 1:18:29

[이데일리 정영효기자] 골드만삭스 등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들이 유명 백화점에 보내는 러브콜이 월가의 화제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 피델리티 등 내로라하는 투자사들은 이 백화점 지분을 경쟁적으로 매입하고 나섰고, 일부에서는 아예 백화점을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투자은행들이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돈냄새를 맡았기 때문. `삭스 피프스 애버뉴(Saks Fifth Avenue, 사진) `는 미국을 대표하는 백화점중 하나로 부유층 여성들을 겨냥한 '명품 전략'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현지시간) 삭스가 주요 투자은행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전하면서 부유층을 노린 명품화 전략이 성공하기까지의 시행착오들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삭스 백화점은 최근 수년간 25세에서 34세까지의 젊은 여성들을 주 고객층으로 설정했다. 프리미엄 데님과 같은 고가의 스포츠의류를 전략 상품으로 내놓고, "캐시미어 그대로"와 같은 캐치프래이즈를 내걸며 양 마네킹으로 전시관을 가득 채우기도 했다.

결과는 대실패. 수익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1998년 한때 43.88달러까지 올랐던 삭스의 주가는 반토막났다. 재무 자문회사 알릭스파트너스의 프레드 크로포드 영업 파트너는 "젊은층들 사이에서 삭스의 지명도가 높아지긴 했지만 그들의 구매력이 제한적이라는 것이 문제였다"고 분석했다. 명품 판매에 주력한 경쟁사 '니만 마커스(Nieman Marcus) 백화점'과 '노드스트롬(Nordstrom) 백화점'이 승승장구하면서 삭스의 실패는 더욱 두드러졌다.

삭스가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초빙한 '구원투수'는 제약회사 브리스톨 마이어로부터 영입한 스티븐 사도브. 사도브 최고경영자(CEO)는 취임이후 영업 전략을 전통적인 삭스 주고객인 35세에서 55세의 부유한 여성으로 바꿨다. 샤넬과 샌존과 같은 명품이 다시 삭스 매장에 전진 배치됐다.

삭스의 영업 전략 변경은 주효했다. 사도브 CEO가 취임한 지 14개월만에 삭스의 매출은 상승 곡선을 탔다. 지난달 8일 삭스는 2006년 4분기 매출 증가율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7배 가량 상승한 9.9%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삭스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주당 23센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삭스의 주가 또한 지난 2년간 24% 올랐다. 프레드 크로포드 파트너는 "구매력이 높은 장년층을 위주로 한 삭스의 전략이 맞아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영업이 호조를 보이자 투자은행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삭스의 최대 투자처인 모간스탠리와 골드만삭스, 피델리티는 지난해 4분기에만 이 회사 주식 2100만주를 매집했다. 특히 이 기간 모간스탠리는 삭스의 지분을 4배 늘려 8.8%까지 끌어올렸다.

주요 투자은행들이 삭스의 지분을 크게 늘리면서 삭스를 인수할 것이란 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로빈슨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러스티 로빈슨 회장은 "앨라배마주 버밍엄시에 위치한 삭스 매장의 경우 현재 시장 가치는 26억달러이지만 인수전이 벌어질 경우 30억~35억달러까지 인수 가격이 뛸 것"으로 예상했다. UBS증권은 뉴욕 매장의 부지 가격만 10억달러에 달한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통신은 모간스탠리와 골드만삭스, 피델리티 모두 현재까지는 삭스백화점 인수설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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