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이 바뀐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정책 기조에 대한 불확실성과 부동산 시장 침체, 또 이란 핵사태 및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집권 등 정치변수로 인한 유가 불안이 올해 미국 증시를 압박할 것으로 우려된다. 그나마 새해 첫 어닝시즌에서 드러난 기업의 실적 호조가 올해 뉴욕증시를 떠받쳐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첫 어닝시즌 `양호`..속도는 다소 둔화
2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S&P 500 지수 구성 종목들 중 지금까지 298개 회사가 분기 실적을 발표했고 이중 63%가 기대치를 웃도는 성적표를 내놓았다. 이같은 성적은 지난 1994년 이후 평균치 59%를 넘어서는 수치다.
실적 전망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의 기업실적 집계에 따르면, S&P 500 구성종목의 4분기 순이익 증가율은 13.4%로 예상된다. 일주일 전 추정치 12.8%보다 0.6%포인트 높아졌다.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2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예상하고 있다.
맥도널드 파이낸셜 그룹의 수석 투자전략가 존 콜드웰은 "경기와 기업이익 사이클상 약간의 둔화는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면서 "전체 기업실적은 당초 예상했던 수준에 아주 잘 부합하는 수준이고, 10개 분기 연속해서 두 자릿수의 이익증가율을 기록한다는 것은 매우 인상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것은 기업이익 규모가 과거처럼 큰 폭으로 늘어나기는 힘들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월31일까지 분기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 중 38.4%만이 기대 이상의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1년전 예상을 웃돈 매출액을 발표했던 기업 비율은 61.1%였다.
◇인텔·구글 실망..AMD·엑손모빌 약진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일까. 이번 어닝시즌에서 눈에 띄는 것은 월가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종목들의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어닝 쇼크를 낳았다는 점이다.
과거 세계 증시에서 구원투수 역할을 해왔던 인텔은 지난 1월17일 4분기 주당 순이익이 40센트(총 24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톰슨 퍼스트콜이 집계한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주당 43센트보다 낮은 수준이다. 4분기 매출도 102억달러로 월가 예상치 105억6000만달러를 밑돌았다.
이외에 `아이팟` 돌풍의 주역인 애플도 기대 이하의 1분기 실적 전망을 발표했고, IBM과 야후 등의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 인텔에 밀려 세계 반도체 칩 제조업계 만년 2위였던 AMD는 놀랄만한 실적을 발표해 `AMD 효과`를 일으켰다. AMD는 지난 1웡18일 4분기 주당 순이익이 21센트(총 9560만달러)를 기록, 한 해 전 주당 13센트(3000만달러) 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기업공개를 단행한 후지쓰와의 합작벤처 스팬션 관련 비용을 제외할 경우, 4분기 주당 순이익은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또 지난해 고유가에 힘입어 세계 최대 정유업체인 엑손모빌이 사상 최대의 4분기 순익을 기록했고, 스타벅스도 전분기에 이어 20%가 넘는 순익 증가율을 나타냈다.
한편, 지금까지 인텔 IBM 야후(1월17일) JP모건 AMD 애플 이베이(1월18일) 모토로라(1월19일) 씨티 GE(1월20일) GM MS 노키아(1월26일) 구글(1월31일) 보잉 스타벅스(2월1일) 등이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번주에는 세계 최대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을 비롯해 게이트웨이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맥도널드 파이낸셜의 콜드웰은 "대형 업체들의 실적 부진 소식이 있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기업 실적은 아주 좋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