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교 통상본부장 "美 반도체 제재 따르려면 당근 필요"

[2일 블룸버그와 취임후 첫 인터뷰]
"당근 있어야 美 정책 더 쉽게 수용 가능해"
"미 대통령 누가 되든 한국은 미국과 협력"
"中도 중요한 나라…긴밀한 경제관계 맺어"
  • 등록 2024-09-03 오전 10:32:38

    수정 2024-09-03 오후 7:21:35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한국이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추가 제재에 따르기 위해선 더 많은 유연성과 당근(인센티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정 본부장은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취임후 첫 인터뷰에서 “미국을 선의로 따르려는 국가나 기업들에게는 일종의 당근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미국의 정책을 더 쉽게 수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반도체와 관련 장비의 대중 수출을 제한하기 위해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 적용 등 추가 제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DPR은 미국 밖의 외국 기업이 만든 제품이라도 미국이 통제대상으로 지정한 기술을 사용했을 경우 수출을 금지할 수 있는 제재를 말한다. 특히 반도체 핵심 공정 중 식각, 플라즈마 증착, 스퍼터링 등의 분야에선 미국 장비·소재 기업들의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이 제재를 비켜가는 기업은 거의 없을 전망이다. 이에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기업들도 중국 수출이 막힐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정 본부장은 어떤 인센티브를 원하는지, 미국과 최신 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한국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11월 미국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가 당선되는 것이 한국에 더 유리할지를 묻는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다. 정 본부장은 “누가 당선되든 한국은 기술에서 공급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면서 “세계무역기구(WTO)가 주도해 온 다자간 무역 체제가 존중되고 유지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한국은 경제·안보 문제에 대해서 미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본부장은 “중국도 (미국 못지않게) 우리에게 중요한 나라”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세계화 시대에 어떤 나라보다도 중국과 긴밀한 경제 관계를 맺어 왔다”면서 “중국은 한국 반도체 매출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과 중국의 산업은 수 년에 걸쳐 상호 연계적인 관계를 형성해 왔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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