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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이데일리가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 회장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 기준금리에 대해 4명이 “올해 기준금리가 현 3.5%에서 3.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답했다. 금리 인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시점은 하반기 이후로 전망했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한국은행의 인플레이션 전망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는 올해 하반기에 50bp(0.5%포인트) 정도 인하할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며 “하반기에 국내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가는 상황에서 실질금리 상승에 따른 통화 긴축 정도를 조절할 필요성이 높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올 상반기 한·미 양국 모두 인플레이션이 물가 안정 목표(2%)를 상당 부분을 웃돌 가능성이 커 현재 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이다”며 “다만 올해 중반 이후에는 물가 목표에 도달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도 금리 인하 기조로 전환하면서 소폭 금리 인하를 시행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다만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올해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지더라도 시장금리는 제한적 수준에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종희 회장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대출금리) 인하 폭이 크지 않을 것이다”며 “현 수준보다 소폭 하향하는 수준일 것이다”고 했다. 진옥동 회장은 “최근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인하를 선 반영해 이미 크게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내년 중반 이후 기준금리 인하가 연내 1~2회 수준으로 제한할 가능성이 커 대출금리 하락 폭도 제한적일 것이다”고 내다봤다. 함영주 회장은 “신용 리스크 증가 등이 금리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태영건설발 부동산 PF 후폭풍…‘리스크 관리’ 최대 이슈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꼽은 올해 최대 관심사는 ‘부동산 PF’였다. 시공능력 순위 16위의 중견 건설사 태영건설이 부동산 PF 대출을 갚지 못해 지난달 29일 워크아웃(기업 개선 작업)을 신청한 가운데 은행권 차입금 규모가 약 72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임종룡 회장은 “부동산 PF 등 잠재 리스크가 현실화할 우려가 커진 데다 대외 지정학적 위험 요인 등이 산재해 있다”며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떠올랐다”고 언급했다.
내년 경기전망은 제각각
내년 경기 전망에 대한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의 의견은 제각각이었다. 양종희 회장과 임종룡 회장은 ‘반등기’, 함영주 회장은 ‘침체기’, 진옥동 회장은 ‘안정기’라는 답을 내놓았다. 임종룡 회장은 “올해 내수 회복세는 주춤하겠지만 글로벌 교역 물량이 늘어나고 주력 산업인 반도체 경기가 회복 사이클로 진입해 수출과 기업투자가 성장을 견인할 것이다”며 12개월간 반등기를 겪을 것으로 봤다.
양종희 회장은 반등기가 3개월 정도 이어질 것이라면서 “수출 부문의 완만한 개선으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산업 부문별 차별화가 심해 회복세가 계속 이어지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함영주 회장은 “누적된 가계부채, 고금리 여파 등으로 내수 회복이 제한적인 가운데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침체기가 3개월가량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진옥동 회장은 9개월간 안정기를 겪을 것이라면서 “완만한 경기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주요국 선거에 따른 불확실성과 국내외 부동산 경기 리스크가 혼재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