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대형 은행들이 실리콘밸리은행(SVB) 및 시그니처은행 파산에 따른 예금보험 손실 21조원을 2년에 걸쳐 분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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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지난 3월 SVB 및 시그니처은행을 구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에 대해 복구 계획을 제시했다. 전체 구제 비용 185억달러 가운데 무보험(예금보험 한도 25만달러 초과) 계좌 보증에 따른 손실 158억달러(약 21조원)를 자산 규모 500억달러 이상의 대형은행들이 분담한다는 내용이다. 자산 규모 50억달러 미만의 은행은 면제된다.
FDIC는 예금보험에 가입한 4500개 미 은행들 중 자산 규모가 500억달러 이상인 113개 은행이 ‘특별 평가’ 대상으로 관리하고, 내년 2분기부터 2년에 걸쳐 비용을 회수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수 비용 158억달러는 각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무보험 계좌 예금액의 0.125% 규모로, 손실 복구 규모에 따라 회수 기간이 단축 또는 연장될 수 있다고 FDIC 관계자는 전했다.
SVB 및 시그니처은행 구제 비용은 당초 200억달러 이상으로 추산됐으나, FDIC가 SVB 자산 매각으로 회수하는 금액이 기대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돼 185억달러로 줄었다. 미 금융규제 당국은 이번 조치로 각 은행들의 분기 수익이 평균 17.5% 타격을 입을 것으로 추산했다.
FT는 “특별 평가 대상 은행엔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형 은행들은 물론 최근 미 은행권 혼란의 중심이 된 은행들도 모두 포함됐다”며 “전체 비용의 95% 이상을 대형 은행들이 떠안게 되는 셈으로, 현재 무보험 계좌 대부분을 대형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