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은 간이나 폐, 복막에 전이가 잦은 암이다. 이 중 간이나 폐 전이의 경우 표적항암치료에 반응이 좋고, 일부 환자에서는 수술을 통해 완치도 가능하다. 그러나 복막전이는 암세포가 복막 전체에 전이된 경우가 많아 수술로 제거하기 어렵고, 표적항암제 또는 면역항암제 등에도 잘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당차병원 김찬, 전홍재 교수 연구팀은 대장암의 복막전이 과정에서 암세포가 복강 내 면역반응을 무력화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동물 실험을 통해 복강 내에 대장암 세포를 심은 다음 전이된 암 덩어리를 떼어내 분석한 결과 복강 안에는 암세포를 공격하는 킬러 면역세포인 T세포의 수가 매우 적고, 대부분이 무장해제된 상태로 존재하는 것을 규명했다.
또한 연구를 통해 무력화된 복강 내 면역을 항암바이러스를 이용해 되살릴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 사용한 항암바이러스는 일반적인 바이러스와 달리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할 수 있도록 고안된 신약으로 복강 내 투여 시 부작용 없이 빠르게 항암 면역반응을 유발하고, 대장암의 복막 전이 및 복수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분당차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치료가 어려운 대장암 복막전이의 면역항암치료제가 개발될 수 있는 이론적인 근거를 제시했다”며 “특히 항암바이러스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면역항암제와 같이 사용할 때 가장 좋은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 의의를 전했다.
국내 면역항암 치료의 최고의 권위자인 김찬·전홍재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사업 및 신진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분당차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찬, 전홍재 교수는 캔서 셀 (Cancer Cell), 저널 오브 클리니컬 인베스티게이션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등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에 연구성과를 발표하고, 글로벌 제약사와 공동 연구를 통해 면역항암제 신약 초기 임상시험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2013년 국가지정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된 분당차병원은 줄기세포 치료 기술을 이용한 희귀·난치성 질환(신경계, 안질환, 근골격계 질환)을 비롯해 암, 난임, 노화 극복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며 희귀·난치·중증 치료제 연구에 국내 대표기관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