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부동산과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논란에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연일 하락하는 가운데, 청와대는 ‘한국판 뉴딜’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4일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를 진행한 뒤 사흘 만인 17일 문 대통령이 ‘그린 뉴딜’ 현장 행보를 했고, 그로부터 이틀 뒤인 19일에는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이 직접 한국판 뉴딜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 (사진=연합뉴스) |
|
이 수석은 19일 오후 2시께 청와대 춘추관에서 한국판 뉴딜을 설명하는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이 수석은 ‘거울나라 앨리스와 붉은 여왕의 달리기’,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본인의 군대 시절 경험 등을 언급하는 등 설명에 힘을 들였다.
이 수석은 “한국판 뉴딜에 대해 몇 가지 관점을 다시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코페르니쿠스가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관점을 변화시킨 사례”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1년 전 일본의 수출규제 충격을 겪으면서 공급망과 산업 경쟁력도 식량·에너지처럼 안보문제이며 항상 대비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코로나19 사태와 일련의 흐름에서 한국판 뉴딜이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두 번째 관점은 큰 전략과 게획을 완전한 형태로 짜는 것은 가능하지도 적절하지도 않다는 관점”이라며 “기술, 통상, 정치 등에 극심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인수공통 전염병 등 요인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화하고 보완하는 쪽으로 계획을 세우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한국판 뉴딜의 추진방식이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수석은 “붉은 여왕이 엘리스의 손을 잡고 뛰는데 주변 환경이 같은 속도로 뛰어서 앞서나가지 못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주어진 환경변화를 따라잡지 못 하는 상황을 의미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국가가 경쟁하는 상황에서는 조금 더 빨리 가서 선점하고 시장 수요를 가져와야 한다는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 또 “군대 시절 헬기로 이동하는 작전을 수행한 적이 있었는데, 원래 내려야 하는 고지를 지나쳤다”는 경험도 들었다. “다행스럽게도 잘못 내린 고지가 원래 가야 했던 고지와 동일한 선상에 있어서 재빨리 되돌아올 수 있었다. 방향이 틀렸다면 (오래 걸렸을 것)”이라면서 “문제는 방향성”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5년 계획을 내놓는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 수석이 에둘러 이를 반박한 것이다. 이 수석은 “방향에 대한 공감대가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차원의 논의에 집중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