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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당 지도부 계파 갈등의 불씨가 공천관리위원회에도 옮겨붙으면서 지난 17~18일 이틀간 파행을 겪었다. 이때문에 비례대표 611명(남성 402명·여성 209명)에 대한 심사도 아예 이뤄지지 않았다. 후보자 등록 기간(24일)이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결국 졸속·밀실 공천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유승민 얘기는 더이상 묻지말라”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유 의원의 거취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서울 서초갑 이혜훈 전 의원이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누르고 본선에 오르는 등 경선지역 20곳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발표가 전부였다. 이 위원장은 ‘유 의원에 대한 공천여부는 언제 발표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얘기는 더 이상 (묻지말라)”면서 “이제는 비례대표 심사를 해야한다”고 했다.
유승민·단수·우선추천지역 8곳 ‘미궁속’
상황이 이렇자 유 의원의 거취를 둘러싸고 ‘설’이 난무하고 있다. 무소속 출마설부터 여론의 뭇매를 피하기 위해 최고위와 공관위간 ‘유승민 폭탄’ 주고받기를 한다는 말까지 나돈다. 실제로 한 비박근혜계 공관위원은 유 의원에 대한 공천여부 결과발표 시점과 관련해 “폭탄은 지금 쓰면 안 된다”고도 했다. 당내 갈등 상황과 엮어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례대표 심사 졸속·밀실 심사 우려
당 내홍이 극에 달하면서 급기야 공관위도 이틀간 파행했다. 친박계 외부위원들이 보이콧을 선언하면서다. 비례대표 심사를 해야 하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자연스레 지역구·비례대표 신청자에 대한 심의가 올스톱됐다. 비례대표 신청자는 바둑 프로기사 조훈현 9단과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방송인인 로버트 할리 등 총 611명에 이른다. 당초 오는 22일까지 후보자 순번을 정할 계획이어서 시간상 졸속·밀실 심사가 우려된다.
가상준 단국대 정치학과 교수는 “비례대표 심사 과정이 너무 불투명하기 때문에 문제가 많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미루고 미루는 것은 발표 직후 불만이나 불복에 대한 조정시간을 안주겠다는 의도로 밖에는 안 보인다. 결과가 어떨지는 안 봐도 알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유 의원에 대한 발표를 늦추는 것은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것인데 한편으로는 비겁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