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삼성' 에스에프에이, 범삼성家 STS반도체 인수 추진

"성장동력 확보 일환…후공정 디스플레이 강화"
에스에프에이는 삼성항공서 분리된 회사
홍라희씨 동생인 홍석규 보광 회장의 계열사 인수 눈길
  • 등록 2015-07-17 오전 10:36:26

    수정 2015-07-17 오전 10:36:26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에스에프에이(056190)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는 STS반도체(036540)에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13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인수 절차에 나선 것이다. 성장동력 강화가 표면적인 이유지만 같은 범 삼성가 기업간 인수라는 점에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에스에프에이는 STS반도체에 대해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에 참여키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취득금액은 737억원으로 자기자본(약 4775억원)의 15.44%에 달한다. 유상증자를 통해 취득하는 주식은 2989만8634주로 지분율 30.0%가 돼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이와 함께 STS반도체가 발행한 30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297억3300만원)도 인수할 예정이다. 1334억330만원의 자금을 STS반도체에 투입하는 것이다.

에스에프에이는 삼성디스플레이를 주요 고객으로 한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다. 1분기 삼성디스플레이향 장비의 공급 감소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각각 47.2%, 90.4% 감소하는 등 최근 실적이 부진해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반도체·액정표시 장치의 제조·판매업체 STS반도체는 지난달 17일 워크아웃을 신청해 현재 구조조정 중이다. BKE&T에 660억원 규모 지급보증을 서는 등 채무를 연대 보증한 계열사들의 실적 악화가 원인으로 작용했다. 회사 자체는 지난해 매출액 5509억원, 영업이익은 453억원으로 전년대비 흑자 전환하는 등 개선되는 분위기였다. 이 회사는 긴급 수혈받은 자금으로 유동성을 확보해 경영 정상화를 추진한다.

에스에프에이 IR 담당자는 “현재 사업구조가 디스플레이 장비가 주된 사업군이어서 전방 디스플레이 실적에 많이 연동되는 구조”라며 “STS반도체 인수를 계기로 후공정 물류장비를 공급해 향후 전략 고객사인 삼성전자에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쌓고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일반 물류사업을 고르게 성장해 나겠다는 방침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에스에프에이가 막대한 자금을 들여 굳이 구조조정 중인 업체를 인수하는 배경에 대해서는 관심이 쏠린다. 유상증자를 포함한 자금 투입 규모는 자기자본의 약 28%에 달한다.

에스에프에이는 투자기업인 디와이에셋과 특수관계자가 36.39%의 지분을 보유했지만, 삼성디스플레이도 10.1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1998년 삼성항공(현 한화테크윈) 자동화사업부가 분리돼 설립했다.

1998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서 분리한 STS반도체는 현재 홍석규 보광그룹 회장이 대표로 있는 그룹 계열사다. 홍 회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아내인 홍라희씨의 동생이다. 홍 회장은 그동안 STS반도체에 애착을 쏟은 것으로 알려져 경영 정상화 추진 방식에 금융투자업계 관심이 높았다.

익명을 요구한 애널리스트는 “기업 인수 배경을 떠나 에스에프에이는 반등이 필요한 시기였다”며 “STS반도체 관련 업황이 최근 좋기 때문에 이번 자금 지원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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