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는 29일 800㎒·1.8㎓ 대역 이동통신용 주파수 경매를 속개한 결과, 첫 번째 라운드(누적 83라운드)에서 KT가 1.8㎓ 대역에 입찰하지 않고 800㎒ 대역에 입찰, 이번 경매가 종료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는 KT(030200)가 800㎒ 대역(10㎒ 폭), SK텔레콤(017670)이 1.8㎓ 대역(20㎒ 폭), LG유플러스(032640)가 2.1㎓ 대역(20㎒ 폭)을 낙찰받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4G 황금 주파수로 KT와 SK텔레콤(017670)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1.8㎓ 대역 주파수는 SK텔레콤이 9950억원에 낙찰받았다. KT는 800㎒ 대역을 2610억원에, LG유플러스(032640)는 2.1㎓ 대역을 4455억원에 확보했다.
이번 주파수 경매 종료는 KT가 과열경쟁과 `승자의 저주` 등을 이유로 입찰 참여를 포기한데 따른 것이다. KT는 주파수 경매가가 1조원에 육박할 조짐을 보이자, 29일 오전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주파수 경매에 참여하는 것보다 클라우드 등 차세대 통신기술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이 회장은 막대한 금액을 들여 주파수를 확보했지만 결국 자금난에 시달리게 되는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도 내비쳤다. 이 회장은 "주파수 입찰가가 비싸다는 것보다 통신사가 제 역할을 못하게 되는 것이 승자의 저주"라며 "여기(주파수 경매)에 돈을 너무 많이 쓰면 미래 사업에 투자를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KT는 1.8㎓ 대역 대신 확보한 800㎒ 대역 주파수를 900㎒ 대역과 연계해 오는 11월부터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오는 11월부터 LTE 서비스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통신업계에서는 KT와 SK텔레콤의 주파수 경매 전쟁이 1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치달은 것과 관련, 방통위의 `오름입찰` 경매 방식이 경쟁을 과열시켜 승자의 저주 얘기까지 나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또한 경매가가 치솟아 결국 사용자 요금 부담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대해 방통위는 이번 입찰가가 승자의 저주 수준의 가격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이에 따른 고객 요금부담도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방송통신위위원회 오남석 전파기획관은 "최저경쟁가격과 그에 따르는 기회비용 생각하면 `저주`라고 부를 금액이 아니다"라며 "주파수 가격 상승이 통신 요금에 미치는 영향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