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분양시장은 수도권에서 공급된 대부분의 단지가 청약미달 사태를 빚은데 반해 지방은 절반 이상이 순위내에서 청약접수를 마치며 양극화된 모습을 나타냈다.
수도권 분양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 정책변화 가능성이 지속되면서 건설업체들은 상반기 예정했던 분양물량을 하반기로 연기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연내 분양물량 중 절반 가량이 하반기에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 지방 약진..하반기까진 `유효` 올 상반기 분양시장 열기는 지난 3월부터 본격적인 물량이 쏟아진 부산이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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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시작된 청약열기는 경남, 전남 등지로 확산됐다. 전남 순천 신대지구에 분양된 중흥S-클래스2차는 평균 2.6 대 1, 경남 김해시 일동미라주는 평균 4.2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지방 분양시장이 호조를 보이는 것은 최근 몇년간 신규 아파트 공급이 없었고, 전셋값 상승의 영향으로 매매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최근 청약접수를 받은 진주 `엠코타운 더 프라하`와 `춘천 아이파크`는 각각 평균 2.23대 1과 3.7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모든 공급면적이 순위내에서 마감됐다. 춘천은 2008년 이후 3년10개월 동안 민간에서 주택공급이 전혀 없었다.
◇ 수도권, 하반기도 `터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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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위례신도시 등 보금자리주택 대기수요로 민간건설업체 물량은 외면받고 있는데다 청약에 나서더라도 청약통장이 필요 없는 3순위 청약을 노리고 1순위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는 분위기다.
모델하우스에 5만명에 가까운 인파가 몰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분양 성공의 기대감이 높았던 김포한강신도시 합동분양의 경우 청약성적은 저조했다. 반도유보라 2차, 대우푸르지오, 한라비발디 3개사의 1순위 청약접수를 마감한 결과 총 3026가구에 364명이 접수해 평균 0.12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데 그쳤다.
서울 강서지역에서 대형 건설업체의 분양물량으로 관심을 모았던 현대건설과 GS건설도 청약결과는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 부동산 규제 완화가 `변수`
하반기에는 지방 분양시장 호조에 힘입어 건설업체들이 계획했던 분양물량을 속속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금리상승 기조와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 정책이 변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건설업체들이 분양일정을 잡는데 변수로 지적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 전국에서 16만1541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는 상반기(12만1505가구) 보다 4만여가구 늘어난 물량이지만, 시기를 잡지 못한 미정물량 6만5000여가구를 제외하면 9만6000여가구에 불과하다. 하반기 공급물량이 상반기보다 줄어들 수 있는 것이다.
미정 물량이 모두 내년으로 분양 시기를 미룰 경우 작년 17만5338가구 분양에 그쳤던 것이 올해도 21만7000여가구에 그쳐 공급난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김동수 한국주택협회 실장은 “분양가상한제 폐지와 DTI·LTV 금융규제 완화, 다주택자 양도세 폐지 등이 이뤄지면 분양시장의 관망심리가 기대심리로 전이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