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에 절인 깻잎, 네가 밥도둑이구나”

  • 등록 2006-08-17 오후 1:33:17

    수정 2006-08-17 오후 1:33:17

[조선일보 제공]



주말, 퇴촌 근처 물놀이 공원에 다녀오다가 마당의 연보라빛 국화에 홀려 찾은 맛집. 경기도 광주의 ‘사랑초’다. 여러 식구가 모이면 한 끼 외식 비용도 부담스러운데, 이 집의 ‘가마솥 영양밥상’은 엄지 손가락이 세 개라면, 셋 다 들어주고 싶었다. 가격(6000원·1인분 가능)과 맛, 모두 훌륭하다. 모든 반찬을 사기 그릇에 담아 내는 품격까지 갖췄다.

‘가마솥 영양밥상’은 조기와 된장찌개 등 12가지 반찬을 차려낸 돌솥 백반. 뚜껑을 열었더니, 흰 연기와 함께 구수한 밥 냄새가 코 끝을 부드럽게 자극한다. 주문을 받으면 그 때부터 안치는데(13분 걸린다), 감자 한 토막, 은행, 어른 엄지손가락만 한 작두콩, 고소한 울타리콩이 흰 쌀밥을 도화지 삼아 흥미로운 무늬를 만든다. 찹쌀과 흑미도 약간 들어 있다. 사장 한종은(60)씨는 “근처 양평의 정미소에서 매달 도정해서 쓴다”면서 “우리 손님들은 언제든지 햅쌀밥을 드시는 것”이라고 했다.

주인의 고향이 경남 합천인 덕분인지, 반찬 중에서는 염장(鹽醬)류가 특히 맛있다. 된장에 절인 깻잎(고추장과 식초에 절인 깻잎도 번갈아 낸다), 간장에 절인 고추는 거의 밥도둑이다. 염장류를 제외한 5~6가지 반찬은 그 때 그 때 만들어 바꿔 올린다. 이 날은 계란찜, 고사리나물, 숙주나물, 도라지 나물, 취나물, 늙은 오이 무침, 감자조림, 버섯무침 등이 올랐다. 된장찌개는 끓일 때 작은 게를 함께 넣고 국물을 우려낸다고 했다. 고추와 배추, 무는 식당 앞 밭에서 직접 키운 것들이다.

간장게장(2만원·1인분 가능), 제주갈치조림(1만5000원·2인분 이상)도 있다. 사랑초 정식(1만원·2인분 이상), 사랑초 특정식(1만5000원·2인분 이상) 등은 부부와 연인끼리 온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녹두전, 잡채, 보쌈, 더덕구이, 소고기 등을 메뉴에 따라 추가로 내놓는다.

황토로 지은 식당에는 양반다리 하고 앉아 먹을 수 있는 20개의 밥상이 있다. 시냇물이 한 쪽으로 흐르는 뒷마당에는 복숭아나무, 자두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낸다. 신정과 설날 외에 연중무휴. 영업시간은 오전 10시30분~밤 10시. 주차·신용카드 가능. 서울에서 올림픽도로를 타고 미사리를 거쳐 내리 직진한 뒤 도마 삼거리에서 좌회전. 퇴촌을 지나 천진암 4거리에서 다시 좌회전하면 10분쯤 후에 오른쪽에 간판이 보인다. 주말 점심이 특히 붐빈다. 전화예약가능(주말 제외). (031)767-7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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