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장사' 꼬리표를 숙명처럼 달고 있는 한국토지공사가 올해 정부투자기관(14개) 경영실적 평가에서 1위에 올랐다. 지난해 3위에서 2단계 뛰어 오른 것이며 1위에 오른 것은 20년만에 처음이다.
20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토지공사는 행정도시 혁신도시 개성공단 등 주요 국책사업을 차질없이 수행해 왔고, 전 직원 연봉제 및 임금피크제 도입 등 제도 개선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같은 성과에 따라 직원들은 최고 500%, 사장은 200%의 성과급을 받는다. 작년 기준 토공 사장의 연봉이 7700만원이므로 성과급(1억5400만원, 작년에는 1억377만원)을 합치면 2억3100만원을 받는 셈이다.
김 사장 취임 1년 6개월 동안, 토공은 성과위주의 인사체계를 구축했으며 윤리경영과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대외이미지를 바꿔나갔다. 원가절감 노력을 통해 수익성도 크게 개선했다. 작년 당기순이익은 6077억원(2004년 4867억원)으로 주택공사(2448억원)를 압도했다.
경영실적평가 1위는 이같은 성과에 대한 자연스런 보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정부의 평가와는 달리 시장의 평가는 아직 싸늘하다. 늘어나는 당기순이익은 '땅 장사'의 결과물일 뿐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은 것이다.
토공이 주택업체에 팔아 온 아파트 용지 값은 2004년 이전만 해도 평당 200만원을 넘는 곳이 없었으나 최근 공급한 하남 풍산은 평당 434만원, 성남 판교는 평당 614만원에 책정했다.
국민의 고충을 외면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고충처리위원회가 작년 정부투자기관별 시정권고 수용현황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토공은 17건 중 8건(47%)만 수용해 조사기관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주공이 25건 중 22건을 수용한 것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이에 따라 토공의 변신이 정부 뿐만 아니라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