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전산시스템 `빅뱅`

산업銀등 차세대 시스템 속속 도입
업무효율 `쑥쑥`..서비스개선등 효과기대
  • 등록 2005-04-13 오후 3:17:38

    수정 2005-04-13 오후 3:17:38

[edaily 강종구기자] 국내 은행들 대부분이 90년대초 구축한 낡은 전산시스템을 차세대형으로 전면 교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보처리속도나 업무의 효율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돼 은행 영업에서도 `빅뱅(Big bang)` 이 예고되고 있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산업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외환은행은 지난 2월말 현재 과거의 기본전산시스템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전부 교체하고 차세대 전산시스템 도입을 완료했다. 그동안 80년대말~90년대초 구축한 기본 전산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는 정도에 그쳤으나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 등이 급성장하고 프라이빗뱅킹(PB), 방카슈랑스 등 과거에 없던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기존 시스템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과부하가 심해지고 서비스간 연계도 되지 않는 등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신한·조흥은행, 제일은행, 농협 등도 내년이나 2007년까지는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며 하나은행과 한국시티은행 등은 차세대시스템 도입 계획을 수립중이다. 은행들이 도입하는 차세대 시스템은 크게 두가지 종류. 기업은행, 우리은행, 제일은행 등은 소수의 대형컴퓨터로 구성된 메인프레임시스템을 선택했다. 폐쇄형 통신을 사용하고 운영체제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아 보안과 안전성이 탁월하다. 외환은행, 국민은행, 신한 조흥은행은 여러 중형 컴퓨터로 시스템을 구성하고 유닉스(UNIX)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유닉스시스템을 사용한다. 초기설치비와 유지비용이 저렴하고 업무를 외부위탁할 수 있다. 은행들이 차세대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법도 크게 두가지다. 산업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외환은행, 신한·조흥은행은 2년 이내 단기간에 교체하는 이른바 빅뱅식을, 국민은행, 제일은행, 농협은 2년 이상 걸려 점진적으로 바꾸는 방법이다. 전산시스템 구축후 정보처리 속도나 업무의 연속성과 효율성은 획기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의 영업에서도 다양한 상품개발, 연중무휴의 서비스 제공 등 상당한 파급효과가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9월 새 시스템을 개통한 우리은행의 경우 시스템 처리속도가 2003년말에 비해 4배 가량 증가했다. 올해 2월 유닉스형 차세대시스템을 선보인 외환은행도 처리용량이 3배 정도 커졌다. 기업은행의 경우 차세대 시스템 도입이후 예금상품 개발기간이 종전 30일에서 5일로 단축됐다. 기존 시스템에서는 예금상품 별로 만기, 이자, 수수료, 세율 등의 프로그램을 일일이 새로 작성해야 했지만 지금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표준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우리은행은 그동안 내부와 외부제출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전산부서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편집하는데만 2주일이 걸렸으나 이제는 1~2일이면 가능해졌다. 시스템장애로 인해 일부 업무가 중단되는 일도 거의 사라질 전망이다. 종전에는 정기 시스템점검시 일부 서비스가 중단됐으나 앞으로는 서로 연결된 여러 대의 컴퓨터가 업무를 처리해 한 컴퓨터에서 장애가 발생해도 관련 업무를 계속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선우 한은 금융결제국 조사역은 "기존 시스템에서는 휴일이나 야간에 인터넷뱅킹의 일부 서비스나 현금자동인출기(CD/ATM)의 통장정리가 불가능했다"며 "차세대 전산시스템에서는 연중 무휴 동일한 서비스가 가능하고 해외에서도 시차에 관계없이 이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고객 개개인별로 맞춤형 금융상품을 제공하는 프라이빗뱅킹도 가능해진다"며 "기존 시스템은 고객 정보를 서비스별로 별도 운영했지만 차세대 시스템은 이를 통합관리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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