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수헌기자]미국-이라크 전쟁의 영향으로 국내 전자업계의 중동지역 수출선적이 보류되는 등 애초 계획 대비 수출실적이 80%선에 머물 전망이다. 그러나 주요 업체들은 이 지역 수출이 총수출의 3~4%에 불과해 전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쟁기간 중 휴대폰과 소형이동식TV(중소기업) 특수에 이어 전후 복구기간 동안 생활가전 특수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혀 실적악화와 기대감이 혼재하고 있는 양상이다.
18일 업계와 무역협회 전자무역정보(kotis) 등에 따르면 백색가전을 비롯한 가전제품은 지난해 상반기 중동지역 수출규모가 월평균 8650만 달러에 달했으나, 올 1월에는 7000만 달러로 다소 줄었다.
전자산업진흥회 관계자는 "이라크전 영향에다 계절적 비수기 등 두가지 요인이 겹쳤다"고 설명했다. 컴퓨터와 프린터 등 산업용 전자제품도 지난해 12월 9400만 달러 수준에서 올 1월에는 8100만달러로 감소했다.
삼성전자(05930)와
LG전자(66570) 등 주요 가전업체의 중동수출과 마케팅전략은 이라크전의 영향을 직간접으로 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중동 수출비중은 올해 4% 안팎. 이중 이라크전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요르단, 이란, 시리아, 이스라엘 등에 대한 수출은 1%정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2월 이 지역 매출이 지난해보다는 소폭 늘었으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목표 대비 90% 수준밖에 달성하지 못했다"면서 "3월에는 훨씬 부진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LCD모니터와 휴대폰의 경우 기대치를 달성했으나, 컬러TV와 백색가전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이라크 수출품이 대부분 컬러TV에 몰려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현지 딜러들이 선적을 보류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으며, 3월에는 목표대비 80%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LG전자는 1~2월에는 애초 계획에 근접한 실적을 달성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3월~5월에는 목표보다 7000만 달러 정도 수출이 줄어, 목표 달성률이 80%선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는 컨틴전시플랜(Contingency Plan)을 수립, 향후 전쟁전개 양상에 따라 비상경영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전쟁이 2개월 안에 끝날 경우 중동지역 매출이 전체 매출의 3%정도 밖에 되지 않아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회사 관계자는 "물류 루트 제한에 대비해 두바이를 중심으로 한 대안 루트를 확보할 것"이라면서 "유가인상에 따른 전자제품 케이스 재료값과 운임비 인상 등에 대비해 원가관리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전쟁이 장기화 할 경우 중동지역 주요 국가에 대한 마케팅 이벤트를 조정하고, 판촉활동 중단도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