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시장이 일정한 방향을 잡지 못한 채 시장 내외부적인 상황에 의해 불안하게 움직이는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장중 변동성이 커지며 크게 출렁거리는 양상이 주식과 외환, 채권시장에서 동시에 연출됐다.
19일 증시에서는 기관 매도세와 환율 불안 등이 뒤엉키며 상승 후 하락, 하락 후 상승이 반복됐다. 거래소와 선물시장은 연이틀째 상승했지만, 코스닥과 3시장은 다시 하락하는 모습이었다.
외환시장에서는 근 8개월여만에 환율이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큰 폭의 상승으로 불안 양상을 보였지만, 막판 미국 증시 반등을 염두에 둔 달러 매도세로 인해 소폭 상승에 그쳤다. 또 채권시장에서는 주식시장 상승과 10월 물가지수 마이너스 전망으로 금리지표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0.87포인트 상승한 515.04, 코스닥지수는 0.42포인트(0.52%) 하락한 79.84로 마감했다. 또 3시장 수정주가평균은 전일 대비 3727원(-16.4%) 내린 1만9002원, 최근월물인 선물 12월물 지수는 전날보다 0.85포인트 상승한 63.70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역외 세력의 투기적 매수세로 급등했다가 전날보다 불과 40전 높은 1137.7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또 채권시장에서 증권협회가 고시하는 3년물 국고채의 최종호가수익률은 전날보다 3bp 떨어진 7.86%, 5년물 국고채는 6bp 떨어진 8.21%, 5년물 국민주택1종은 6bp 떨어진 8.17%였다. 2년물 통안채는 4bp 떨어진 7.60%, 3년물 회사채 AA-등급은 2bp 떨어진 8.73%, BBB-등급은 11.73%로 전날과 같았다.
◇주식시장
거래소시장이 불안감에 한 바탕 뒤흔들린 하루였다. 외국인이 열흘만에 소규모 순매수로 돌아섰지만, 기관 매도와 환율 불안 등이 위력을 발휘하며 좀처럼 상승에 힘을 실어주지 않고 있다.
거래소시장은 오전중 전날 증시 안정 대책에 의한 반등세를 이어가며 종합주가지수가 한 때 530선을 상향 돌파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후 5일 이동평균선이 걸쳐있는 527대의 매물벽을 감당하지 못하고 되밀리는 양상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선물 약세로 인한 프로그램매도 물량이 하락 압력요인으로 작용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25포인트나 출렁이며 변동성만 키운 채 결국 전날보다 0.87포인트 상승한 515.04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은 미국 증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장 시작부터 삼성전자 등 블루칩을 주로 매수했다. 그러나 이후 현대전자 등을 매도하면서 순매수 규모를 늘리지 않았다. 총 157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39만5000주(569억1000만원), 현대차 50만주(53억9000만원)를 순매수했고, 이외에 SK, 담배인삼공사, 주택은행, SK텔레콤 등을 주로 사들였다.
기관은 프로그램매도에 치중하면서 지수관련 대형주를 팔아 치웠다. 총 651억원 순매도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투신이 265억원 순매도한 것을 비롯해 증권과 은행, 보험이 각각 274억원, 99억원, 57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오후 들어서부터 본격 매수에 가담하며 총 억원 순매수했다. 프로그램매도는 874억원, 매수는 435억원으로 총 439억원 매도 우위였다.
대형 블루칩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기관과 일부 외국계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한 때 10% 이상 주가가 급등했다가 이후 매물이 나오면서 6.23% 상승한 채 마무리됐다. 주가는 사흘만에 다시 14만원을 넘어섰다. 또 SK텔레콤과 포철, LG전선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하락했다. 특히 현대전자는 오전부터 지속적으로 외국인 매물이 쏟아지며 8.35% 폭락해 연중 최저치에 바짝 다가섰다.
업종별로는 어업, 기타제조, 전기기계, 조립금속, 종이, 해상운수업 등만 상승세를 기록했을 뿐 대부분 업종이 약세를 보였다. 상승종목수는 상한가 43종목을 포함해 362종목이고, 하락한 종목은 하한가 14종목을 비롯해 총 460종목이다. 한편 이날 거래량은 3억1021만주, 거래대금은 2조431억원에 그쳤다.
코스닥지수가 다시 80선 밑으로 떨어졌다. 코스닥시장은 확신을 갖지 못한 투자자들이 소극적으로만 매매에 가담하는 가운데 시종 지루한 장세가 이어졌다. 거래량은 2억주를 겨우 유지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은 미 증시의 약세 영향으로 하락 출발했으나 선물시장과 거래소가 견조한 상승흐름을 보이자 반등세로 돌아섰다. 오전만에도 기관의 매수세와 개인과 외국인의 매도세가 균형을 이루며 지수는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했으나 갈수록 매기가 약해졌다. 장 마감 무렵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80선을 회복하지 못했다. 결국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42포인트(0.52%) 하락한 79.84로 마감했다. 종가기준으로 코스닥지수가 80선 아래로 밀린 것은 지난 9월25일(79.18포인트)이후 거래일기준 17일만이다.
업종별로는 벤처기업과 제조업만 소폭 올랐을 뿐 나머지는 약세였다. 특히 금융업종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상한가 42개를 포함해 266개였고 하락종목은 하한가 11개 등 277개였다.
거래량은 2억451만주로 2억주대를 겨우 유지했다. 거래대금도 1조1069억원에 그쳤다. 투자자별로는 국내기관이 69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23억원과 57억원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20종목중 리타워텍만 상한가를 기록하고 LG텔레콤 엔씨소프트 LG홈쇼핑 옥션 핸디소프트가 상승세를 보였을 뿐 나머지는 약세였다. 국민카드 아시아나항공 이네트 한통엠닷컴 하나로통신 다음 등은 2%넘게 떨어졌다.
신규등록 종목중에는 7월 이후 등록된 종목들이 약진을 시도했다. 특히 누리별텔레콤 한성엘컴텍 텍셀 코람스틸 솔고바이오 하이퍼정보 윌텍정보통신 익스팬전자 블루코드 한국아스텐 등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반면 바이어블과 엔피케이는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개인들의 매수세를 바탕으로 포커스 경창산업 태광벤드 코닉스 영실업 한길무역 동양토탈 광림특장차 디에스아이 케이엠더블유 세원물산 모헨즈 국제정공 보성인터 해외무역 코스프 신민금고 신안화섬 누리텔레콤 호신섬유 창흥정보통신 등 중소형 개별종목들도 상한가 대열에 동참했다.
3시장이 전날 일부 종목의 이상매매로 생겼던 거품이 사라지면서 나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3시장 수정주가평균은 전일 대비 3727원(-16.4%) 내린 1만9002원으로 마감됐다. 업종별로는 벤처가 42.68% 하락한 반면 일반은 14.21% 올랐다.
선물시장이 장 막판 공격적인 매수세에 힘입어 연 이틀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종가에 시장 베이시스를 플러스로 돌려 놓으며 콘탱고로 마감했다.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전매와 신규매도 등으로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기관의 지지성 매수와 막판 개인 매수로 지수는 상승했다. 최근월물인 선물 12월물 지수는 전날보다 0.85포인트 상승한 63.70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외환시장
외환시장이 역외세력의 투기적 달러매수세에 홍역을 치렀다. 달러/원 환율은 장중 지난 2월25일이후 최고치인 1142.90원까지 급등하며 불안감이 증폭됐다. 그러나 오후장 중반 이후 미국 나스닥선물지수가 급등하면서 미국 증시의 급반등을 염두에 둔 달러매도가 강해지며 반락, 전날보다 불과 40전 높은 1137.7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역외세력의 달러매수세로 상승 출발했고 오후에 1141.90원까지 급등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역외세력의 달러매수가 잠잠해지고 오전중 달러매수초과(롱) 포지션으로 옮겨갔던 은행들이 차익실현을 위해 매물을 내놓으면서 환율은 서서히 하락했다.이후 은행들의 달러 되팔기가 늘고 기업들의 매물과 함께 역외세력이 오히려 달러매도에 나서는 모습마저 나타내 등락을 거듭한 끝에 전날보다 불과 40전 높은 1137.7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장중에 기록한 고점인 1142.90원은 지난 2월25일 장중 최고가인 1145원이후 8개월여만에 최고치였다.
역외세력이 이날 오전중 달러매수에 치중하며 환율급등세를 주도하자 외환시장은 국제투기자본의 원화 공격 가능성을 거론할 정도로 불안심리가 커졌다. 그러나 오후들어 역외의 달러매수가 주춤해진데다 오후 3시쯤 재정경제부 고위 관계자가 "환율상승은 국내 외국인 투자자들의 헤지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일 뿐 투기세력과는 전혀 관계 없다"고 일축한 뒤 불안심리는 진정됐다.
이날 외국인들은 거래소에서 157억원 주식순매수를, 코스닥시장에서 23억원 순매도를 각각 기록하며 전체적으로 134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지난 6일 이후 9영업일째 이어온 주식 순매도공세에서 벗어난 것. 그러나 외국인 주식매매동향은 이날 환율에 거의 영향을 주지못했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미국 나스닥선물이 급등하면서 미국증시가 급반등할 것으로 기대하며 은행권이 달러매도에 적극 나서 장 후반 환율이 하락했다"며 "오전 장 후반부터 역외세력은 관망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시장 마감 후 열리는 역외선물환시장의 동향을 역시 주목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내일 환율도 미국증시와 역외세력 동향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채권시장
채권시장에서는 주식시장이 안정세를 나타내고 10월 물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수익률이 하락했다. 특히 5년물 국고채와 외평채가 시장을 주도하며 수익률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다음주 10년만기 국고채가 발행될 예정이고 3년-5년 국고채의 스프레드가 40bp 정도 벌어져 있어 상대적으로 5년물 국고채의 메리트가 부각됐다.
개장 초부터 장기물 매수세가 유입됐다. 3년물 국고채 2000-12호는 전날 선네고 금리보다 4bp 낮은 7.84%까지 하락했다. 이후 7.85%에서 매매공방을 벌였다. 5년물 국고채 2000-13호의 경우 전날보다 5bp 낮은 8.20%까지 빠르게 떨어졌다. 일부 투신과 은행이 매매에 가담하면서 5년물 외평채 2000-6호도 전날보다 7bp 떨어진 8.25%에 거래됐다.
한국은행이 통안채 창구판매를 실시하면서 수익률 하락이 주춤거렸다. 5년물 채권수익률은 경계매물이 나오면서 2~3bp 오르기도 했으나 결국 5년물 국고채 2000-13호는 7.19%, 5년물 외평채 2000-6호는 8.23%로 오전장을 마쳤다.
오후에는 거래가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장기채 중심으로 수익률이 급락한데다 달러/원 환율이 상승, 투자심리가 다소 위축됐기 때문이다. 오후장 중반 이후 국채선물이 회복기미를 보이고 환율이 추가적으로 상승하지 않자 채권매수세가 유입됐다. 5년물 국고채 2000-13호는 8.21%에서 8.19%선으로 다시 내려왔다.
증권협회가 고시하는 3년물 국고채의 최종호가수익률은 전날보다 3bp 떨어진 7.86%, 5년물 국고채는 6bp 떨어진 8.21%, 5년물 국민주택1종은 6bp 떨어진 8.17%였다. 2년물 통안채는 4bp 떨어진 7.60%, 3년물 회사채 AA-등급은 2bp 떨어진 8.73%, BBB-등급은 11.73%로 전날과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