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민간 기업 주도로 이뤄지는 우주개발의 시대, 이른바 ‘뉴스페이스’ 시대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본격적으로 국가가 보유한 우주기술을 민간에 이전, 국내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기를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발사체 기술 확보를 포함해 우주 수송 서비스, 위성 활용 서비스 등 기업들이 올 한 해 개발 목표로 삼은 분야도 다양하다.
| 지난해 6월 발사에 성공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사진=한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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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으로부터 2860억원 규모의 ‘한국형 발사체(누리호) 고도화사업 발사체 총괄 주관 제작 사업’을 수주했다. 해당 사업은 항우연과 민간 기업 주도로 한국형 우주발사체인 누리호를 발사해 우주 수송 역량을 확보하고 민간 체계종합 기업을 육성·지원하는 정부 사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사업을 통해 항우연이 보유한 누리호 체계종합 기술과 발사 운용 노하우를 차례대로 전수받는다. 이 과정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3기를 제작하는 동시에 올해로 예정된 3차 발사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총 4차례 걸쳐 누리호를 발사해 우주기술 검증, 지상 관측 등 다양한 과제를 수행할 실용위성을 궤도에 올릴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한화디펜스와 합병한 데 이어 올해 3월엔 ㈜한화 방산 부문까지 합병하면서 발사체 역량을 더욱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한화시스템은 해외 위성 통신 안테나 기업의 인수·지분투자 등을 통해 우주 통신 서비스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쎄트렉아이는 인공위성을 수출하는 데 이어 위성 데이터 사업까지 발을 넓히고 있다.
|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을 주관하는 500킬로그램(kg)급 차세대 중형위성 2호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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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민간 기업으로서 차세대 중형위성 사업을 진행 중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차세대 중형위성 3~5호기와 군 정찰 위성 개발에 나선다. 대형부터 초소형 위성까지 다수의 위성을 동시 제작할 수 있는 양산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올드스페이스에서부터 뉴스페이스에 이르기까지의 정부와 기업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목적의 위성을 제작한다는 방침이다.
위성은 밀리터리 메타버스 훈련체계와 함께 KAI의 대표 미래 신사업으로 꼽힌다. KAI는 아리랑 1호부터 7호까지 다목적실용위성 제작, 정지궤도 복합위성, 군 정찰 위성, 발사체 사업 등 지난 30년간 정부의 위성 연구개발 전반에 참여하며 국내 민간 우주 사업화를 이끌어 왔다. KAI는 현재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위성 개발양산 체제를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또 최근엔 항공영상분석 전문업체 메이사와 합작법인 메이사 플래닛(Meissa Planet)을 출범, 고부가가치 위성 서비스 제공 사업에도 발을 내디뎠다. 메이사 플래닛은 위성 데이터분석을 통한 도시계획 수립과 유동인구 예측, 작황 및 유가 예측, 도로 건설, 기상 예측 등 서비스를 구상 중이다.
이처럼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이한 기업들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 정부의 꾸준하고 폭넓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우주산업 규모는 2019년 기준 세계 시장의 1% 미만 수준인데다가 항우연 연구인력도 미국 항공우주국(NASA) 대비 5%에 그치기 때문이다. 우주개발 예산도 미국 대비 1%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발사체 개발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기존 우주기술 선진국과의 격차는 크다”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투자, 기업의 기술 확보, 대학의 원천기술 연구 등이 동시에 이뤄져야만 앞선 국가들과의 격차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그래픽=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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