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디지털뱅킹이 일상화되며 ‘금융권 채용시장’ 풍경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에 매년 대규모 공채를 진행했던 시중은행들이 인재 채용에 머뭇거리는 사이 핀테크(금융+기술) 업체들은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앞세워 영입 전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디지털·IT 분야가 금융업의 핵심으로 부상한 가운데 핀테크 업계가 ‘인재 블랙홀’이 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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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금융권에 따르면 8퍼센트 등 온라인 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과 카카오페이·핀다 등 핀테크 업체들은 최근 인재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비대면 금융서비스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 영향이 크다.
2014년 11월 설립한 국내 1호 온투업 금융사 8퍼센트는 스타트업에서 금융기관으로 도약함에 따라 창사 이래 최다 부문에서 인재를 찾고 있다. 8퍼센트는 현재 △프로덕트오너 △테크리더 △홍보(해외) △인사팀장 △심사역을 비롯한 16개 분야에서 채용을 진행 중이다. 특히 차세대 금융 플랫폼으로써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개발ㆍ데이터ㆍ보안 부문의 채용 비중이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8퍼센트 측의 설명이다.
8퍼센트는 인재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지난해 온투업 등록 이후 주주 총회를 통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스톡옵션 추가 부여를 진행키로 했다. 행사가는 주당 100원(액면가)이며, 대상 임직원은 부여 시점 2년 이후 행사할 수 있다. 이효진 대표는 “은행과 비은행 사이 금리 절벽을 해소하는 1.5금융을 함께 만들어갈 동료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생활금융 플랫폼을 표방하는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30일부터 대규모 경력공채 모집을 시작했다. 기술과 비기술 직군 등 총 18개 부문에서 세자릿 수 채용을 진행하며, 이달 12일까지 서류접수를 진행한다. 지원자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에서 ‘페이톡’ 행사를 개최한다. 해당 행사에서는 기술과 비기술 등 총 7개 분야의 카카오페이 크루들이 직접 참여해 “카카오페이 개발자·디자이너 어떻게 일할까요?”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 직군별 1:1 상담공간도 별도로 마련해 지원자가 궁금한 점을 자유롭게 물어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대출 서비스에 주력하는 핀테크 기업 핀다는 올해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비롯해 마케팅과 재무부문의 최고 책임자를 영입하는 등 200명까지 조직 규모를 확장할 예정이다. 또 핀다는 ‘핀다 커스텀 패키지’를 선보인다. 입사자가 연봉 및 보상 총액을 직접 디자인하는 채용 방식이다. 입사자는 계약 연봉은 물론, 리텐션보너스, 사이닝보너스 등 세 가지 옵션을 본인이 원하는 비율로 구성할 수 있다. 그동안 입사자들이 개인적으로 문의를 하거나 협상을 해왔던 부분을 공식적인 제도로 끌어올린 셈이다. 핀다 커스텀 패키지 대상은 개발 및 데이터 시니어 직군부터 시작되며, 추후 내부 조직 강화가 필요한 직군에 따라 우선적으로 적용된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우수 디지털 인력의 확보는 회사의 경쟁력이나 다름없다”며 “앞으로도 우수 인재를 둘러싼 쟁탈전이 치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