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복제약 난립 막기 위해 위탁생동 제한할 것"

원제조사 1곳 당 위탁 제조 3곳까지만 허용
3년 시행 후 공동생동 불허키로
  • 등록 2019-02-27 오전 9:33:16

    수정 2019-02-27 오전 9:57:41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식품의약품안전처장ㆍ제약업계 CEO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복제약 난립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된 복제약 위탁(공동) 생동(생물학적동등성시험)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원제조사 1곳 당 위탁 제조사를 3곳까지만 허용하는 ‘1+3’ 제를 도입키로 결정했다.

식약처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제약업계CEO 조찬 간담회’를 열고 위탁생동 제도 개선 등 올해 중점 추진 방안을 소개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1+3제는 규정 개정일로부터 1년 후 시행되고, 시행 3년 뒤에는 복제약 1개에 생동자료 원칙을 밝혀 공동생동을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복제약은 오리지널 약의 특허가 끝난 뒤 이와 동일한 성분으로 만든 약을 뜻한다. 복제약은 오리지널 약보다 값이 싸기 때문에 의료비 절감에 도움이 된다. 복제약은 오리지널 약과 효능이 동등하다는 것을 밝히는 생동이 필수다. 생동은 오리지널 약과 복제약을 사람에게 쓴 뒤 혈중 약물 농도 변화와 부작용 등을 재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하다 보니 수천만~수억원의 비용이 든다.

우리나라는 2011년 제한 없이 위탁(공동) 생동을 진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러다 보니 기술이나 자본이 부족한 제약사들도 위탁을 통해 생동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오리지널 약의 특허가 끝나면 수십에서 많게는 수백개의 복제약이 쏟아져 나오는 이유다. 식약처에 따르면 항생제인 시클러캡슐은 복제약이 121개에 이르고 발기부전치료제인 비아그라는 39개, 씨알리스는 55개의 복제약이 난립한 상황이다. 사실상 동일한 약이 쏟아져 나오다 보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불법 리베이트가 끊이지 않고 지난해 발암물질이 검출된 발사르탄 고혈압약 사태 같은 품질 문제의 위험이 상존하게 된다. 류영진 식약처장은 “지난해 발사르탄 사태 당시 제약시장 규모가 국내의 10배가 넘는 나라들도 회수품목이 15개에 불과했는데 우리는 175개라는 것은 시장 규모에 비해 복제약이 난립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위탁(공동) 생동 제한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차원에서 제안했던 내용이다. 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제약사 규모별로 처한 상황이 다르기는 하지만 복제약 난립으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막자는 방향은 모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국내 제약업계 CEO를 비롯해 글로벌 제약사 한국법인 대표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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