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물 전쟁..제주도 귀한 물 "삼다수 판권 잡아라"

올 연말 광동제약 삼다수 판권 계약 종료
CJ제일제당·농심 등 식품업계 큰 관심
광동제약 '사수'-농심 '탈환'-CJ제일제당 '확장' 에 방점
'제주소주' 인수한 이마트도 진짜 관심은 '술' 보다...
  • 등록 2016-06-22 오전 10:24:00

    수정 2016-06-22 오전 10:24:00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올 연말 계약이 종료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와 광동제약(009290)의 ‘제주삼다수’ 판권을 차지하기 위한 식음료 업계와 유통 업계 내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2012년 광동제약에 삼다수 판권을 내준 농심(004370)은 물론 작년부터 제주도개발공사와 탄산수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CJ제일제당(097950)까지 삼다수 판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업계 내에서는 최근 제주도 영세 소주업체인 제주소주 인수를 추진 중인 이마트(139480)가 올 연말 삼다수 판권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들 기업이 삼다수 판권 확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갈수록 커지는 생수시장 때문이다. 지난해 6220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생수시장 규모는 올해 7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생수시장의 약 35%를 차지하고 있는 삼다수는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이다.

올 연말 삼다수 판권 두고 각축전 예고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다수는 오는 12월 광동제약과의 판권 계약이 종료된다. 광동제약은 2012년 제주도개발공사와 4년 만기 삼다수 판권 계약을 맺었다.

제주도개발공사 관계자는 “현재 삼다수 판권의 공개입찰을 위한 평가항목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번 판권 계약은 지난번과는 내용면에서도 큰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진 않았지만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공개입찰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삼다수의 가장 유력한 새 주인으로 거론되고 있는 곳은 CJ제일제당(097950)이다. CJ제일제당은 늦어도 내달까지 제주도개발공사와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탄산수 시장에 뛰어든다. 초기 자본금은 30억원이며 지분은 CJ제일제당 40%, 제주도개발공사 60%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은 올해 말 공장을 완공하고 내년 1분기부터 제품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생수업계는 CJ제일제당과 제주도개발공사가 이를 시작으로 삼다수까지 협업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점치고 있다. 현재는 계약이 종료됐지만 CJ그룹 계열사인 CJ오쇼핑(035760)이 제주도개발공사와 삼다수 수출 및 판매 독점 계약을 맺었었다는 점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농심도 삼다수 판권 계약에 뛰어든다. 농심은 지난 2012년까지 삼다수 판권을 갖고 있었지만 제주도개발공사 측의 계약 해지 통보로 판권을 잃었다.

농심은 이후 백두산 천지 물로 만든 생수 ‘백산수’를 선보여 생수업계 2위 브랜드로 키워냈지만 삼다수의 아성을 뛰어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신동원 농심 부회장 역시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삼다수의 브랜드 론칭부터 영업, 마케팅까지 맡아서 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크다”며 “삼다수 판권을 가져와 삼다수는 국내로, 백산수는 해외로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삼다수 판권을 잃게 생긴 광동제약의 매출에는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광동제약은 삼다수 판매로만 167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광동제약 매출의 약 30%를 차지한다.

광동제약은 우선 1년 계약 연장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제주도개발공사는 광동제약이 매출 목표치를 달성할 경우 계약 1년 연장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광동제약은 목표치 달성을 위해 지난 연말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펼치는 등 총력전을 펼쳤다.

업계 관계자는 “광동제약도 올 연말 공개입찰에 나설 수 있겠지만 재계약 여부는 불투명하다”면서 “CJ제일제당과 농심 등 쟁쟁한 경쟁자가 버티고 있는 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제주소주’ 인수에 삼다수 있다?

최근 대형마트 1위 업체인 이마트가 ‘제주소주’를 인수한 배경 중 하나로도 삼다수 판권이 거론된다. 제주소주는 연 매출 1억4000만원 규모로 제주도에서도 일부 지역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영세업체다. 그런 이유로 이마트가 소주사업 진출을 위해 제주소주를 인수했다고는 보기 어렵고 그보다는 제주소주가 갖고 있는 지하수 취수권을 사용해 음료사업에 뛰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어왔다. 하지만 현 제주소주의 지하수 취수 허용량을 생각하면 이마저도 쉽지 않다. 제주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제주소주의 월 지하수 취수 허용량은 4140톤이다. 제주개발공사(월 11만1000톤)의 28분의 1 수준으로 사실상 소주 이외 여타 사업을 모색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단순히 소주시장 진출을 위해 제주소주를 인수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올 연말 삼다수 판권 계약을 위해 제주 기업을 인수, 제주도와의 연결고리 만들기에 나선 것 아니냐”고 말했다.

2012년 삼다수 판권 계약 당시 공개입찰 평가항목을 보면 정성평가 부문에 ‘제주도 1차 상품 및 특산품 판매연계 방안’(10점)과 ‘제주 지역 발전 기여 방안’(5점) 항목이 포함됐다. 총점 70점 중 20% 이상이 지역 관련 점수다.

아직 이번 공개입찰의 구체적인 평가 항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역공기업이 펼치는 사업인 만큼 지역 공헌도를 무시하기 어렵고 이번 공개입찰에도 관련 평가 항목이 포함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한편, 이마트 측은 제주소주 인수 추진과 관련해 업계 내 이야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제주소주 인수와 삼다수 판권 계약과는 거리를 뒀다.

이마트 관계자는 “연 매출 1억4000만원에, 당기순손실이 32억원에 달하는 제주소주는 경영 개선이 우선”이라면서 “인수 이후에도 당분간 경영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제주도개발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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