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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숙기자] “만족을 어떻게 해요?”
대한민국 영화배우 중 연기 잘하는 남자 연기자로 꼽히는 황정민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그는 최근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연기나 좀 잘 했으면 좋겠다”고 한 것을 거론하며 자신의 연기에 만족한 적이 없냐고 묻자 황정민은 손사래를 치며 이렇게 대답했다.
◇ 전도연 “황정민 연기 못한다는 것, 장동건 못생겼다는 것과 같아”
영화 ‘검은집’ 개봉을 앞둔 황정민은 13일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그 멘트가 보도된 이후) 전도연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녀가 웃으며 ‘그 말은 장동건이 한 번도 자신이 잘 생겼다고 생각한 적 없다고 하는 것과 같은 망언’이라고 핀잔을 주었다”고 웃었다.
그는 이어 “일부러 겸손하게 보이려고 그러는 게 아니라 매 번 작품을 할 때마다 내가 모자라다는 것을 느낀다”며 “내가 100% 영화 속 주인공일 수 없으니까 연기할 때마다 상당히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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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는 진심이 가장 중요하다는게 황정민의 지론이다. 그래서 그는 '로드무비'에서 “남자가 남자를 좋아한다는 것이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마음으로는 안 됐다"고 한다.
"그 때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하다, 스트레스로 온 몸에 두드러기가 날 정도로 고생했다. 내 연기를 보면서 스스로 ‘저런 가식덩어리’라고 생각하면서도 고생한 보람이 있는 것 같아 안심했다.”
◇ 황정민의 연기 비결, 그만의 '캐릭터 노트'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황정민의 연기. 그에게도 남다른 비장의 무기가 있다. 바로 캐릭터 분석 노트. 황정민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항상 노트에 정리한다.
이번 영화 ‘검은집’의 전준오 역할은 요즘 그의 노트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황정민은 “무서움이나 두려움의 감정이 평소에는 체험해보기 힘든 감정이기 때문”이라며 “황정민의 두려움과 전준오의 두려움에 차이가 커 그 간격을 줄여나가는 과정이 힘들었다”고 한다.
사실 그에게 이번 '검은집' 출연은 도전이다. 다양한 연기 폭을 자랑하지만 스릴러 영화는 첫 경험이다. 황정민은 '검은집에 출연하는 것을 "관객들에게 배우로서 뭔가 다른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과 책임감"이라고 표현했다.
항상 자기 고집대로 연기를 할 것 같지만, 사실 황정민은 연기를 할 때 늘 관객이 우선이다. 그는 “영화는 관객들이 보라고 만드는 것”이라며 “‘검은집’의 주인공 전준오는 극을 이끌어 가는 주체가 아닌 사건에 반응하는 역할이라는 점에서 관객과 같다. 관객이 전준오의 공포와 두려움을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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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황정민은 최근 소속사를 옮기며 해외 진출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 영화에 출연하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영화 ‘밀양’이 칸 영화제에서 인정받은 것처럼 우리 영화로 외국에서 박수를 받는 것이 진정한 해외 진출이라고 생각한다”며 “외국 영화가 아닌 우리 영화로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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