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SEC인증서 마감.."안심은 금물"

  • 등록 2002-08-16 오후 3:04:26

    수정 2002-08-16 오후 3:04:26

[edaily 안승찬기자]"데드라인은 무사히 넘겼다. 그러나 우려는 아직 남아 있다"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SEC)가 945개 미 기업들에 대해 재무제표 인증서 제출을 요구한 1차 마감시한(14일)은 일단 긍정적인 평가속에 무사히 지나갔다.

이날까지 인증서 제출을 요구받은 695개 기업중 90%가 넘는 659개 기업이 인증서를 제출했고 돌발악재 가능성을 염려했던 증시도 이에 안도한 듯 상승하며 마감한 것. 15일 블루칩들이 몰려 있는 다우존스지수는 0.86% 오르며 8800선을 상회했다.

그러나 아직은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6개 기업이 마감시한을 놓치거나 5일간의 기한연장을 신청한 상태이며 10개 기업은 내년이나 돼야 인증서를 제출할 수 있다며 버티고 있다.

게다가 인증서 제출로 인해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새로운 분식회계 비리도 드러나고 있다.

◇드러난 회계비리 우선 세계 최대 미디어그룹인 AOL타임워너와 제약업체인 브리스톨마이어의 회계비리가 이번 SEC 인증서 제출 결과 드러나고 있다.

AOL타임워너는 14일의 마감시한까지 인증서를 제출하긴 했으나 광고 및 매출 등에서 4900만달러의 회계 부정사실이 발견돼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또 브리스톨마이어 역시 일부 도매업체들에 대한 판매량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브리스톨마이어측은 SEC의 조사 결과 매출 과대계상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실적을 다시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15일(현지시간) 밝힌 상태다.

이밖에 미국의 2위 소비자파이낸싱 회사인 하우스홀드인터내셔널도 과거 9년간의 매출이 3억8600만달러 부풀려 진 것으로 확인됐고 편의점업체인 팬트리는 수익을 1600만달러 부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인증서 제출에 실패한 기업들 인증서를 제출하지 못한 기업들도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미국의 거대 에너지기업 다이너지는 최근 분기에 대한 재무상황은 인증했으나 그 이전의 것에 대해서는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이너지는 현재 에너지 허위거래를 통해 분식회계를 했다는 혐의로 조사중에 있다.

케이블 TV업체인 아델피아커뮤니케이션은 창업자 존 리가스를 포함한 일가 3명과 전 경영진 2명 등이 공금횡령과 부외부채(재무제표상에 표시되지 않은 부채)를 숨긴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새 회계법인인 프라이스위터하우스앤쿠퍼스(PwC)가 감사를 마치는 올해 말까지 회계보고서를 제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밖에도 월드컴, 퀘스트커뮤니케이션스, 릴라이언트에너지, CMS에너지 등도 인증서를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의 관전포인트 이제 1차 마감시한이 지남에 따라 투자자들의 관심은 앞으로의 일정에 다시 관심이 이동되고 있다. 향후 마감시한은 이번 14일처럼 일률적이지 않고 각 회사의 회계연도에 맞춘 것이어서 다양하다.

우선 12월 결산법인이 아닌 남아있는 247개 기업들 중 이달 말까지 인증서를 제출해야 하는 기업은 23개다. 이중 페덱스와 쓰리콤, 나이키, 오라클 등이 이미 인증서를 제출한 상태다.

또 나머지 11월까지 인증서를 제출해야 하는 224개 기업들 중에는 선마이크로시스템즈와 휴렛팩커드 마이크로소프트 등 "굵직한" 기업들이 포함되어 있어 앞으로의 진행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SEC의 조치로 인해 시장의 악재 중 하나를 제거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깁슨던앤크러쳐(Gibson Dunn & Crutcher) 로펌의 존 올슨은 "여전히 적색등이 켜질 수 있다"며 이같은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지는 좀 더 두과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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