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난을 겪자 기존 무료로 제공하던 고객 서비스를 유료로 변경해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조치다.
최근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를 결정한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이 독과점 폐해에 대한 우려에 “고객 편의를 저해하거나 가격을 인상하는 행위 등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앞으로 서비스 축소로 소비자 부담이 커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업계와 대한항공에 따르면 이 회사는 내년 1월 7일부터 국제선 일반석 항공권을 구매한 승객을 대상으로 비상구 좌석을 포함한 ‘사전 좌석 배정’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한다.
사전 좌석 배정은 항공편 출발 전 원하는 자리를 미리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일반 좌석 대비 다리 공간이 넓은 앞좌석과 앞쪽 구역에 있어 빠른 승·하기가 편리한 좌석 등을 고객이 선택하는 것이다. 이런 좌석을 이용하려면 지금까지는 무료로 선택할 수 있었지만 내년부터는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이번에 유료로 전환한 대한항공의 사전 좌석 배정 서비스는 항공편의 출발지와 목적지, 운임 수준(부킹 클래스), 좌석의 특성에 따라 1만~15만원의 추가 요금을 지급하고 이용할 수 있다.
또 국내에서도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6년 12월부터 ‘선호좌석 사전예매’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1월 25일부터는 유료로 사전 배정이 가능한 일반석의 선호좌석을 노선별로 1만~5만원 인상했으며, 지난해 7월부터는 비상구 좌석을 추가금(단거리 3만원, 중거리 5만원, 장거리 15만원)을 받고 판매하고 있다.
제주항공(089590)과 진에어(272450) 등 상대적으로 항공 운임이 낮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도 맨 앞좌석과 비상구 좌석에 대해 1만원에서 3만원의 추가 요금을 받고 판매 중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비상구 좌석 판매를 시작했던 항공사들은 안전보다 수익을 노린다는 비판을 받아 홍역을 치른 적이 있다”며 “명품 프리미엄 서비스를 지향했던 대한항공의 서비스 수준이 수익성 강화를 이유로 다운그레이드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아무리 사전에 준비해 놓은 것이라고 해도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인한 독과점 우려가 나오는 시점에 이런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런 시기에 뻔히 서비스 축소나 가격인상 논란이 생길 만한 일을 하는 것을 과연 업계와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냐”며 “대한항공이 논란을 자초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