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장 4명 중 1명은 '주무부처 낙하산'

기재부 산하기관 4곳 모두 '기재부 출신'이 장악
세월호後 줄었던 낙하산 기관장, 슬그머니 늘어
  • 등록 2018-02-18 오후 5:18:20

    수정 2018-02-18 오후 5:18:20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현직 공공기관 기관장 4명 중 1명은 상급 주무부처 출신 ‘낙하산’ 인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관피아(관료+마피아) 폐해가 집중 부각되면서 잠시 줄었던 공공기관장의 낙하산 인사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공시된 공기업 및 정부기관 등 353곳 가운데 286곳(나머지 67곳은 기관장 공석)을 조사한 결과 77개(26.9%) 기관의 수장이 주무부처 출신이었다.

기획재정부 산하기관 4곳은 기관장 전원이 기재부 출신이었다.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 이원식 한국재정정보원장, 조용만 한국조폐공사 사장, 김기영 국제원산지정보원장 등이 모두 기재부 출신이다. 이들 기관은 전직 기관장도 모두 기재부 출신일 정도로 ‘대물림 인사’가 심했다.

주무부처 출신 기관장이 가장 많은 곳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으로 16곳에 달했고, 농림축산식품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기관이 각각 10곳과 8곳으로 그 뒤를 이었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신설된 중소벤처기업부도 8개 산하기관 가운데 신용보증재단중앙회(김순철 회장),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최철안 원장),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김흥빈 이사장), 창업진흥원(강시우 원장) 등 4곳의 기관장이 전신인 중소기업청 출신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낙하산 인사는 퇴직 공무원들이 주무부처에서 쌓은 전문성을 관련 기관에서 발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관련 기관과 주무부처의 유착 고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선배인 퇴직자들의 인맥 때문에 주무부처 담당 공무원의 관리와 감시가 소홀해질 수 있는 것이다.

관(官) 출신 다음으로는 △공공기관 출신(25.5%, 73명) △학계(18.2%, 52명) △재계(7.0%, 20명) △정계·언론(각 2.8%, 각 8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산하기관에 직접 기관장을 내려보내지 않은 곳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사장 공석)와 시청자미디어재단(이사장 신태섭 동의대 교수)을 둔 방송통신위원회 단 1곳이었다.

한편, 정부부처 가운데 산하기관이 가장 많은 곳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무려 60개에 달했다. 다음으로 △산업부·국무총리실 각 47곳 △문화체육관광부 34곳 △보건복지부 24곳 △국토교통부·교육부 각 23곳 △해양수산부 19곳 △농림축산식품부 13곳 △고용노동부 12곳 △환경부 11곳 등의 순이었다.

▲기관별 상위기관 출신 기관장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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