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반발' 조선 빅3 대규모 파업 전운

대규모 인력감축에 따른 고용불안 등 명분
쟁의결의 가결시켜 파업 가능성 열어놔..사측 압박카드
조선노연 차원의 공동행동 들어갈 가능성도
  • 등록 2016-06-19 오후 3:58:33

    수정 2016-06-19 오후 3:58:33

오토바이 경적 시위를 펼치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제공.
[이데일리 최선 기자] 국내 대형 조선업체 3개사의 파업 준비를 마쳤다. 대규모 인력감축에 따른 고용 불안에 따른 반발이다. 특히 조선 빅3가 연대파업을 펼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는 상황이다.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009540), 대우조선해양(042660) 노동조합과 삼성중공업(010140) 노동자협의회 등은 순차적으로 쟁의발생 결의 찬반투표를 가결시키면서 파업투쟁이 가능한 절차상 준비를 마무리했다.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한 후 중노위가 노사간 임단협의 의견차가 크다고 판단해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갈 수 있다.

조선 빅3 중 가장 늦게 쟁의 발생에 결의한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20일 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노조는 12차례에 걸친 임단협 교섭이 사측의 시간끌기와 무성의한 태도로 단 한가지도 합의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명분으로 삼아 파업을 포함한 쟁의행동 돌입을 결의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보전부, 동력부, 장비지원부 등 지원부문을 분사하고 고정연장근무 폐지, 임금반납 등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등 3조5000억원 규모의 회사 자구안에 반발하고 있다. 또한 창사 이래 첫 생산직 대상 희망퇴직 실시로 인한 고용불안과 노조측 임단협 요구사항인 6% 이상의 기본급 인상, 사외이사 추천권 등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점도 쟁의결의를 서두른 배경이 됐다.

대우조선 노조는 지난 14일 쟁의발생 결의 투표를 가결시키고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방산사업 부문을 자회사로 분리 후 상장시켜 일부 지분을 매각시키겠다는 내용 등을 포함한 회사 측 자구안에 대한 반발 차원이다. 이에 노조는 지난 16일 회사 대주주인 산업은행을 찾아 특수선 사업부 분할에 반대하는 상경 투쟁을 펼치기도 했다.

지난해 말 대우조선 노조는 산업은행의 4조원대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한 조건으로 무쟁의·임금동결을 약속한 바 있다. 이번 쟁의발생 결의로 채권단 측은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지원을 중단하겠다’‘며 으름장을 놓는 등 노조-채권단 간의 힘겨루기도 이뤄지고 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가 지난 15일 노협 현판을 박대영 사장 집무실에 가져다 놓기 전 항의집회를 열고 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제공.
다른 조선 빅3보다는 회사와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던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도 최근 쟁의발생 결의를 가결시켰다. 고용노동부에 등록된 노조가 아닌만큼 자체적인 결정으로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

앞서 삼성중공업 노협은 회사 위기에 공감하고 거제조선소 내 40여곳 선주사 사무실을 돌며 선박 수주를 호소했고, 호주에서 열린 액화천연가스(LNG) 관련 전시회에 동행해 해외 선주사들에게 선박 발주를 요청하는 등 수주활동을 공동으로 펼쳤다. 또한 지난 5월에는 고용을 보장할 시에 임금을 동결하겠다는 결의를 사측에 전달하는 등 임금 인상, 복지혜택을 요구하는 다른 조선업체 노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도 올해만 1900여명을 감축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회사와 노협간 갈등관계에 놓였다. 특히 노협은 노협 현판을 떼내 박대영 사장의 집무실에 가져다 놓는 등 사측에 대한 항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조선 빅3 노조는 조선업종 노조연대를 통해 공동행동에 들어갈 준비에 들어가 향후 조선업계에 대규모 파업투쟁이 펼쳐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선 노조 관계자는 “현재 공동 투쟁 일정은 잡혀 있는 것이 없지만 조선노연 차원에서 연대 행동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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