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다가 우는 제약사.."잘팔리니까 약값 내리라네요"

일양약품 '놀텍' 4차례 인하로 발매 이후 18%↓
매출 증가시 약가깎는 '사용량 약가 연동제' 적용
복제약보다 낮아져 법정공방 사태도 빚어져
  • 등록 2014-07-22 오전 10:16:53

    수정 2014-07-22 오전 10:16:53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지난 2009년 국산신약 14호로 발매된 일양약품(007570)의 항궤양제 ‘놀텍’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00억원을 넘어섰다. 의약품 시장에서 꽤 인정받았다. 하지만 사용량이 증가하면 약가를 인하하는 ‘사용량 약가 연동제’가 발목을 잡았다.

일양약품 ‘놀텍’ 약가인하 추이
환자 수가 많은 역류성식도염 효능이 추가되자 보건당국은 사용 범위가 확대돼 판매량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로 약가를 미리 깎았다. 그럼에도 매출이 늘어나자 다시 약가를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놀텍은 지난 2009년 12월 발매된 이후 지금까지 4차례 약가가 인하됐는데, 그중 3번은 ‘사용량 약가 연동제’과 관련된 가격 인하였다. 이로써 처음 출시됐을 때보다 17.9% 가격이 떨어졌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보건당국이 유사한 이유로 약가를 연거푸 깎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제약업계가 ‘사용량 약가 연동제’라는 보건당국의 강력한 약가인하 정책에 울상이다. 비슷한 사유로 약가가 두 번 깎이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일부 제품은 연이은 약가인하로 제네릭(복제약)보다 낮은 수준으로 약가가 내려가면서 법정 공방까지 벌어졌다.

사용량 약가 연동제는 의약품의 사용량이 많아지면 이를 반영해 약가를 조정하는 제도다.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하기 위한 장치다.

하지만 약가인하에 따른 제약사들은 불만은 업계 곳곳에서 터져나온다. 보령제약(003850)의 위장약 ‘스토가’는 사용량 약가 연동제의 적용으로 제네릭보다 가격이 낮아져 현재 법정공방이 진행중이다.

당초 203원이었던 스토가는 사용량 약가 연동제의 적용으로 올해 초 4.9%의 인하가 예고됐다. 그러나 약가인하가 적용되기 전에 제네릭의 등장으로 스토가는 제네릭과 똑같은 155원으로 약가가 떨어졌다. 현행 약가제도에서 제네릭이 등재되면 오리지널의 가격은 제네릭과 똑같은 종전의 53.55% 수준으로 내려간다.

복지부는 스토가의 보험약가가 155원으로 떨어진 이후 사용량 약가 연동제를 적용해 4.9% 인하를 적용키로 했다. 스토가는 오리지널 의약품인데도 복제약보다 저렴한 147원으로 추락할 위기에 처했고 보령제약은 약가인하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보건당국은 “사용량 약가 연동제는 직전 가격을 기준으로 가격을 인하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입장이다. 보령제약 측은 “많이 팔았다는 이유로 복제약보다 낮은 가격으로 등재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맞서고 있다.

이밖에 보령제약의 고혈압 신약 ‘카나브’도 매출이 급증하면서 올해 초 807원에서 781원으로 약가가 떨어진 상태다.

제약업계는 “매출이 증가했다는 이유로 매년 10% 약가를 인하하면 신약 개발 또는 추가 효능 연구에 대한 의지가 꺾일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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