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최근 퇴진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가 2년 만에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둘러싼 사임설을 일축했다.
| ▲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
|
25일(현지시간) 블랭크페인 CEO는 CNBC에 출연해 "골드만삭스 CEO에서 당분간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가 자신의 위치에 대해 이처럼 명확한 발언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와 함께 기업지배구조 개선 차원에서 주주들이 요구하는 회장과 CEO직의 분리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랭크페인은 현재 회장과 CEO를 겸직하고 있다.
블랭크페인은 "CEO직 승계에 대한 계획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렌 버핏 경우처럼 후임을 명확하게 알지는 못한다"며 "다만 골드만삭스에는 훌륭한 임원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한때 세계 최고의 투자은행(IB)으로 불리며 월가 탐욕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골드만삭스는 최근 계속된 부진과 잇따른 스캔들 등으로 과거의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블랭크페인에 대한 책임론이 회사 내부에서도 일고 있는 상황.
블랭크페인은 평소 언론 노출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그는 CEO 취임 후 지금껏 방송에 출연한 횟수가 3번 정도에 불과하다. 그런 블랭크페인이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퇴진설을 직접 부인한 것은 자신과 회사에 대해 세간에 떠도는 각종 소문을 잠재우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그는 또 이날 인터뷰에서 최근 골드만삭스를 퇴직한 임원이 회사 내부 문화에 대해 폭로한 사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앞서 골드만삭스 런던 지사에서 유럽 및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미국 파생상품 책임자를 맡았던 그렉 스미스는 회사를 그만두며 뉴욕타임스(NYT) 기고를 통해 골드만삭스의 조직문화가 지독하고 파괴적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블랭크페인은 당시를 회상하며 "매우 놀랐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많은 생각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중과의 소통에 있어 미흡했다"며 그간의 잘못에 대해 일부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